연이은 나이트근무로 서있기도 힘든 찰나
선임 간호사쌤이 날 불렀다.
"쌤 혹시 이따가 시간있어?"
초췌하고 땀에 절은 모습이었지만
왜인지 거절하기 싫었다.
소금기가 하얗게 절은 특수근무복을 벗어던지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
턱밑까지 내려온 다크와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출근하는 다른사람들은 나를
무슨 좀비마냥 쳐다보았다.
피곤을 잠시 잊고자 아메리카노를 한잔 시키고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니 쌤이 왔다.
"무슨 힘든일 있어?"
앉자마자 나에게 물어본다.
"네. 시발존나힘들어요.."
미안했다. 내가 힘든건 그 쌤 때문이아닌데
필터링없이 직구로 던졌다.
그만큼 난 죽을것 같다는 걸 알려주고싶었다.
쌤은 놀란듯 했지만 이해한다는 표정이였다.
살인적인 근무스케줄과 업무량은
포커페이스 유단자인 나에게도 버거웠나보다.
이런저런 사정을 다 이야기했다.
기본 스케줄부터 시작해서 공부하랴 교육받으랴
잠도 제대로 못자고 피곤이 피곤을 쌓는 등등.
내 삶을 수치로 표현한다면
병원70 잠15 공부15 이다.
3개의 무한반복이다. 0.2 정도 스팀잇 ㅎㅎ..
누군가에게 얘기해본 것은 처음이다.
내가 이렇고 저렇고 얘기해봤자
결국 이해해줄수있는건 간호사뿐이라고
생각하기때문이다.
다른 직종도 물론 힘들고 정신없을테지만
그들이 내 힘듬과 어려운점을 공감하기란
거의 0에 가깝다.
그들도 자기들의 어려운점을 주저리주저리
나에게 이야기해도 나또한 그들을 100이해해주지
못할것이다. 어쩔수없다. 그쪽을 모르니.
아무튼 누군가 처음으로 내 속 이야기를 했다.
고마웠다.
나도 조만간 한계점에 도달해
작은 무언가에 폭발해버릴
그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했던걸까
평소와는 다르게 술술 이야기했던걸보면.
그래도
나에게 한걸음 다가와
어렵지않지만 어려운 그 한마디.
그 관심이 난 고마웠다.
그동안 고생길에 응어리 진 마음이
그 피로가 살짝 녹아내린 느낌이었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이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조금은 털어놔서인가
들어가서 자면 한 6시간은 잘수있으려나
자고일어나 또 출근준비를 해야할것이다.
내인생의 시계는
오늘도 이렇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