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빛을 비추려면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데비 포드의 《그림자 그리고》 중에서
용산역 앞 인적이 드문 밤거리를 지나다가 자동차의 불빛이 벽에 반사되어 보이던 모습에서 문득 기묘한 감정이 들어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자동차의 불빛이 어두운 거리의 벽을 비춰 지나갈 때, 카메라의 M모드로 너무 밝게 튀지 않을 만큼만 노출을 길게 주어 차량의 궤적을 함께 담아내고, 차량의 붉은색 후미등과 전조등의 하얗고 노란색이 어우러지고, 가로등이 불빛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녹색 신호등이 벽면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모습들에서 조화로움을 발견하다.
어둡고 인적이 드물었던 도시의 밤거리에서, 마치 염색물에 물드는 하얀 천 처럼 어둠속 거리가 갖은 색상으로 번져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