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말이 늘어 사용하는 어휘가 다양해진 우리 이쁜 딸.
하루는 "인형뽑기, 인형뽑기 ..."노래를 하길래 물어보니 얼마전 뽑기인형을 선물로 받은 뒤 알게된 말이라고 하네요.
마침 마트에 갈 일도 있고 나도 예전 기억이 떠오르기도 해서 인형뽑기방이있는 대구스타디움으로 향합니다.
[별 생각 없이 즐길 마음으로 임하다]
우와우왕 인형뽑기방이 있는 많은 인형을 보며 너무 즐거워하는 우리아이^^ 두더쥐잡기 머신같은 인형 뽑기기계에 꽂혀 열심히 망치질을 해대지만 당연히 될리가없지요 ㅎㅎ 그렇게 이리저리 500원 1000원씩 기부하며 놀다가 갑자기 한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귀엽네요.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못난 아빠, 상처입은 딸]
인형의 포지션은 괜찮았어요. 입구근처에 누워 엉덩이를 약간만 들어주면 데구르르 굴러 들어가는 정석적인 위치에 있었죠.
하지만 역시나 그렇게 쉬웠다면 누가 벌써 뽑아가야했을 것을.. 남은 천원짜리를 모두투입해도 쉽사리 나올샹각이 없어보이는 인형.. 급기야 만원짜리만 남은 상황이 오네요.
살짝 딸아이의 표정을 봅니다. 약간 상기되어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아이의 모습.. 으쌰으쌰 서로 화이팅을 하며 지폐교환을 합니다. "에이. 10번 안에는 되겠지" 만원을 넣으면 12번의 기회를 주지만 굳이 그정도까지 안해도 될것같아 천원짜리로 바꿔 다시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쓰디쓴 패배..
[딸의 신뢰를 잃다]
"허허.. 이거 잘 안되네^^ 우리 더 예쁜 인형 사러가자~"
인생의 경험상 대충 하다보면 사이즈가 나오죠. 이거 절대 안될거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상황을 파악한 후 작전을 변경합니다. 일단 이곳을 뜨자!!
하지만 그정도로 가능하리라 생각한 건 저만의 착각이었죠. 태어나서 처음보는 딸아이의 표정.. 우리아빠는 내가원하는건 다 해주는 사람이었는데 배신당한 표정.. 그리고 세상을 잃은 듯한 설움의 폭발.. 그렇게 딸아이가 울기 시작합니다.
드러눕고 떼쓰는 거라면 마음이나 덜 아플거같은데 조용히 훌쩍대며 눈물을 뚝뚝흘립니다. "나는 저거.." 훌쩍대며 그 인형만 하염없이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아.. 오늘 큰일 났구나..'
[예상치못한 엔딩]
Atm으로 딸아이를 안고갑니다.
"아빠가 저거 꼭 나오게 해줄게!!"
만원짜리10장을 찾아 지갑에 넣고 다시 으쌰으쌰하며 인형뽑기방으로 갑니다. 사실 10만원을 쓸 마음은 없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충분히 준비해둡니다.
그리고 천원짜리로 안바꾸고 만원 짜리 투입!!
오늘 끝을 보자는 굳은 결의 였지요.
그렇게 생긴 12번의 기회!! 몇 번의 반복된실패..
지쳐가는 아이와 갈수록 간절해지는 나.
8번째 시도.. 4번밖에 남지않은 기회.. 인형은 자꾸만 굴러 더 멀어져가던 그때 뜻밖의 상황이 연출됩니다.
환호성과 탄식!! 오른쪽으로 빠져 한바퀴돌아 툭 치기만하면 되는데 그걸.. 제가 못하네요.. 오른쪽으로 빠지다 인형을 툭 건들자 그대로 굴러버리니요. 왜 사람들이 인형뽑기를하다가 기계를 부수고 난동을 부리는 걸까? 저는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기로합니다.
충격과 공포.. 그당시의 분위기가.그랬어요..
그리고 망연자실 몇번을 그랬던 것처럼 또 인형을 잡아 봅니다. 어?어어?? 어???? 덜컹!!
인형을 잡은 집게가 마치 이번이 아니면 절대 기회가없을 거라는 간절함을 가진 것처럼 아슬아슬하기 인형을 끝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저보다 더 간절해보였네요. 그리고 결과는!!
드디어 만난 곰돌이(토끼?뭐든 ㅠㅡㅠ)
딸아이와 둘이 부둥켜안고 소리지르고 한바탕난리를 쳤네요 ㅠㅠ
이게뭐라고 참..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눈물의 바다가 될뻔했네요.
이일을 계기로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인형뽑기방은 함께 가면 안된다"라는 것이죠 ㅋㅋ
혹시 인형 뽑아주고픈 분들 혼자가서 조용히 뽑아주시길 추천드립니다. 심장이녹아요 ㅋㅋㅋ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뽑은 인형이라 그런지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네요. 저한테도 더 특별하구요^^
이상 초보아빠와 4살딸아이의 인형뽑기 탐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