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를 전공하다보니 컬럼은 어느덧 일상이다.
오늘도 여느때처럼 컬럼 4개를 한번에 설치해서 동시에 분리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새로 들어온 연구원이 이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사진을 찍었다. 물론 이렇게 한번에 컬럼을 4개씩 할 때는 보통 이미 최적화 된 반응의 범용성을 알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래도 희망적으로 컬럼을 할 수 있다. (논문의 submit에 아주 근접한 단계니까)
그런데 그 외에 과제 때문이나 아이디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물질을 만들 때등 어쩔 수 없이 컬럼을 해야할 때, 그것도 분리하기 까다로운 컬럼을 해야할때면 누군가 대신 컬럼을 해줬으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실험적 테크닉이야 마음만 먹는다면 1달안에 완벽하게 숙지하고 응용할 수 도 있으니 컬럼은 식은 죽 먹기일테니 말이다.
사실 학부생때 유기화학실험 수업을 수강하고 인턴을 경험해보기 전에는 뭔가 연구원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젠틀하고 세련된 연구원이 깔끔한 가운을 입고 뭔가를 섞으면서 고민하는 그런. . .지금 생각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상상이였지만 말이다. . (녹초가 된 연구원이 더러워진 가운을 입고 계속해서 기계적으로 뭔가를 받고 있는 . )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험을 해보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 상상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하! 반응을 거는데 5분이라도 컬럼을 하는데 10시간 일수도 있다니!! 이건 너무 하잖아!! 라고 외치고 있지만 또 묵묵히 컬럼을 하고 있다.
한번씩 다른 건물을 지나가다가 벽보에 붙어 있는 생물 실험실의 '파리 사육 아르바이트생' 구인 광고를 볼때면 오...! 우리는 '컬럼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 안될까?! 라는 망상에 빠지기도 한다.
뭐, 이래저래 불평은해도 결국 이렇게 실험하는 것이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지만 말이다. 컬럼을 하는 것은 귀찮아도 결국 마지막에 내가 원하는 물질을 얻으면 그 동안의 고생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니까 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컬럼은 너무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