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지난 10월 1일 전후로 눈에 띄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제 웨이신 모멘트(微信 朋友圈) 여기저기에 중국 지인들이 올려놓은 중국 건국기념일(국경절, 国庆节) 축하 메시지였습니다.
중화인민국 선포일이 1949년 10월 1일이니 올해가 만 70주년인 셈입니다. 70년이란 의미 때문에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예년엔 그리 심하지 않던 축하 포스팅이 올해 따라 유독 많이 올라오는 현상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더군요.
상해에 거주할 때 제게 가장 흥미로웠던 주말 일과는 일요일 오전마다 인근 공원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온 동네 주민이 삼삼오오 모여서 산책을 하거나 온갖 종류의 여가를 즐기는데 외국인 입장에서 볼거리가 정말 풍성했거든요. 주민들이 모여 어떤 식으로 여가를 즐기는지 설명을 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저에겐 쇼킹한 광경의 연속들이었습니다.
한 번은 아코디언과 몇몇 악기를 대동한 동네 악단이 50세 이상의 나이 지긋하신 100여 분과 함께 100곡 정도를 합창하는 자리를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소시적 익혔던 혁명과 관련된 노래들로 추측되었습니다. 우리로 치자면 새마을운동 시절에 부르던 노래들이랄까요?
그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곡이 있었는데, 바로 '천로(티앤루, 天路)'라는 곡입니다. 일단 한 번 들어보시죠.
위 영상이 원곡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영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위 영상은 가장 최근 영상 중 하나라서 골라봤습니다.
저는 이 '天路'라는 곡이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곡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 곡은 한 때 시진핑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丽媛) 여사가 부를 정도로 뭔가 있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링크를 누르면 펑리위안 여사의 영상을 볼 수 있음) 우리로 치자면 '아! 대한민국'이나 '아름다운 강산'쯤 되려나요?
하도 이 곡에 대한 임팩트가 강해서 중국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대략 알게된 사실은 이러합니다.
헌데, 아시다시피 티벳 지역은 중국 내에서도 신장-위구르 지역과 더불어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큰 지역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이 곡은 한족을 중심으로 소수민족들을 묶어 통일을 유지해 나가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화이념을 고취시키는 정치적 이념이 상당히 내포된 곡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거센 압박과 더불어 홍콩 시위 문제, 경제 위기설, 외환 위기설, 자산가들의 탈출 러쉬 등등 중국을 둘러싼 정세는 악화일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결코 남의 일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 이웃 국가 중국의 정세 변화는 대한민국에 큰 여파를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암호화폐 동향에 있어서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중국 거래소 계좌를 텄다가 된통 당해본 저로서는 이런 것이 결코 강건너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까지도 해보게 됩니다. 왜 중국 친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웨이신 모멘트(微信 朋友圈)에 국경절 축하글을 남기고 있을까? 단순히 애국심의 발로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광복절에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카카오 스토리 같은 곳에 태극기를 올리듯이 말이죠.
일전에 중국 정부가 4차 혁명을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 단순히 국가 경쟁력 제고를 떠나 중국 공산당 정부의 체제 안정을 위한 국가와 국민 통제 작업에 많은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글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 중국은 이미 '안면인식' 기술로 2억대에 가까운 CCTV를 가동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고, 드론을 이용한 감시 체제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반정부 성향이 강한 신장-위구르 지역에 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방위적으로 반체제 인사와 용의자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장기적으로 중국 정부에 찍힌(?) 국민은 많은 제제를 당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전화, 메세지, SNS 등등의 활동이 모두 포인트 점수화 되어 온라인 활동에서 부터 어느만큼 친정부 성향을 보이는지 기록 저장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쯤 되면 진정한 '빅 브라더'의 출현인가요?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입장입니다. 이제 어느 정부든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정립하고 받아들일지에 대해 결정할 시점이 오고 있습니다. 참으로 묘하게도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라는 개념 때문에 중앙 정부에서 기피할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투명한 공공성 제고의 측면 때문에 도입을 적극 시도할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힘겨루기는 물론 내부적인 문제들로 인해 큰 변화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부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요. 게다가 한국과는 경제를 위시한 여러 문제로 한 판 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또 어떤가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 그리고 대통령 선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도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 있고 곧 총선을 남겨둔 상황입니다.
이런 주변국들의 상황이 곧 블록체인에 대한 이슈를 불러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일단 중국은 암호화폐 문제를 정리해야 합니다. 중국은 암호화폐가 중국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 덕분에 외국인인 제 계정도 블락~) 일본은 도쿄 올림픽 전후로 일본을 방문할 많은 방문객들을 위해 암호화폐 시장을 열어제낄 판이고요. 미국엔 이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후원금으로 받겠다는 후보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정부 부처, 여당, 야당이 각각의 블록체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입장이지요.
크게 보면 각국의 제도 방향은 정치적 지향점을 따르게 됩니다. 이제 2019년 4사분기 부터 2020년 까지는 여러 주변국과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나라들의 정치 지형이 다이나믹하게 펼쳐질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를 잘 읽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런 유동적인 상황을 기회로 삼는다면 블록체인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블록체인은 어떤 식으로든지 제도권에 잘 안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제도권과 마찰을 일으키며 타협점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안정적인 시장을 키워나갈 수 없을테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