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꼬마가 말했다.
"우리 엄마는요 나한테 매일 좋은 이야기만 해줘요."
어린이날을 막 보낸 아저씨 친절한 웃음을 띠며
"그래? 엄마가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똘똘리우스 꼬마.
" 너. 좋은 말 할 때 밥 흘리지 말고 먹어."
"너. 좋은 말 할 때 운동화 정리해"
"너. 좋은 말할 때 말 잘들어."
ㅋㅋㅋ 어린이날 지난지 며칠 안됐잖아요. 좋은 말인지 협박인지는 구별해 주세요.~
남편은 아점을 먹으면서 페북에서 본 웃기는 이야기를 중계해서 계속 나를 웃기고 또 웃겼다. 내가 웃는게 좋은지 끝내는 웃기는 이야기 모음을 하나 전송해 주고는 산길로 올라갔다. 걷기 운동겸 자기 명상시간 겸이다.
나는 어제 보팅 난사하느라고 지쳐서 오늘 내일 스팀잇을 완전 쉬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비가 와서 실패다. 이렇게 비가 오면 마치 다정한 친구라도 옆에 있는 양 옹송옹송 마음속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니까. 빛바랜 사진 같은 내 이야기는 가급적 안하려고 하는데 티가든 님이 꿈이야기로 나를 지목해서 마음이 계속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꿈을 탐색하고 있었던 거다.
40대가 넘어가면서 부터 꿈이 생긴게 있긴 있었다. 그건 확실하게 소탈하고 무탈하게 사는거다. 서울에서 상담을하다가 시골로 내려와서 지내면서 가급적 타인에 대한 모든 관심사를 끊어야 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매순간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으려 했다. 그게 가장 치유에 도움이 되는 모드였기 때문이다.
찾아왔던 사람들은 조금씩 나에게 실망하는듯도 했다. 그들은 나에게 더이상 내 모든 에너지를 다 내어 주면서 힘을 북돋워주는 그런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무심했고, 그들을 위해 더이상 어떤 에너지도 쓰지 않았고, 그들을 위해 예쁜 옷을 입거나 화장을 하지도 않았다. 그냥 오면 같이 밥을 먹었고, 각자 따로 오솔길을 걸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눠 주지도 않았다. 이건 스팀잇을 시작하기 전 까지 계속되었던 꽤 긴 여정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면 사람들은 무심결에 자기 감정의 쓰레기를 배출했고 나는 그걸 받아내는 쓰레기통 역할을 하곤 했다. 이건 어쩔수 없이 늘 이뤄 지는 일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걸 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내 에너지에 치명적인 일이었다.
소탈하게 산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마음속 욕망도 내려놓아야 하고, 누군가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센터링 상태로 데먼데먼하게 너는 너, 나는 나 상태로 있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의 역할, 어떤 하고싶음도 내려놓아야 한다. 누리고 싶음도 당연히 내려놓아야 한다. 십년 이십년 입은 옷들을 유행과 또 나이와 상관없이 입어야 한다. 아니 이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새 옷 보다는 오래 입은 헌 옷이 좋다. 아직 드레스 욕심이 있어서 가끔 드레스를 사긴 한다.
완전 소탈그리고 무탈의 상태로 가지 못하고 스팀잇으로 새 나왔다. 스팀잇과의 연결은 나에게 다시 세상과의 연결과 같다. 뭔가를 하면 온 힘을 다해 그 속으로 뚫고 들어가 맛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스팀잇에도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너무 달리고 있지 싶다. 좀 걸음을 늦춰야 겠다. 안 그럼 그냥 stop 하는 일이 생길테니까 )하지만 언제나 다 내려놓고, 모든 색채를 다 떨구고 거의 완전한 소탈의 상태를 만들고 싶고 그것을 누리고 싶다.
그런데 스팀잇 하면서 또 하나 꿈이 생겼다. '사랑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사랑을 하는 법을 배우고 싶고 온전히 사랑을 주는 모드로 나를 조율하고 싶다 . 평생을 '받고싶음' '얻고싶음'에서 크게 돌이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30대에도 이와 같은 꿈을 가졌었지만 쉽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내가 사랑을 주려하면 나는 갈갈이 찢겨지고 짓밟히기 일쑤였다. 뭔가 힘이 없으면, 뭔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면 사랑을 주는 일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사랑을 하려면 자꾸 나를 챙기고, 나를 들이대고, 나를 찾는 습관부터 내려 놓아야 한다. 이것이 내 우주를 전부 차지하고 있어서 나는 사랑을 볼 수 없었고 제대로 줄 수 없었던 것 같다. 이제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기기를 바래본다. 사랑하다 부딪히면 다시 소탈한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것도 어려우면 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완전히 무탈한 상태로 살아갈 것이다.
이런 꿈..듣는 사람에게는 참 지랄맞지 않는가? 싶다. 그러나 이제 이 나이에 뭔가가 되고 뭔가를 하는 Doing 보다는 온전한 Being의 상태를 터득하고 싶다.
이 비가 그칠 때까지는 소탈 상태로 지내야 겠다. 잠수잠수~~~
ps.
다음 네 꿈이 뭐니? 지목: @beingsiin 필사자님.
@kimkwanghwa님
@himapan 님
제목에 네 꿈이 뭐니? 쓰시고 태그에 flightsimulation 이거 넣으시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