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써두었던 글들을 차근차근 올려보려해요. 시도 있고 짧은 글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무제1
봄 날의 빛들이 부대낀다. 나풀거리는 먼지조차 찬란하게 느껴지는 오후 4시의 햇빛. 나란히 날아가는 희뿌연 그림자를 따라가다보면 내 자신이 초라해진다. 눈동자만 돌려도 이리 아름다운데, 나 혼자 왜 바닥에 꺼져 잠겨있는지. 쉽사리 나를 이해할 수 없지만, 아름다워라 아름다워라. 꼭 숲속 같아라. 나무 내음 슬며시 퍼진다.
무제2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속눈썹 위로 나비가 노니는 것 같다. 눈 위에 손가락을 얹어 나비를 가만히 진정시킨다. 가느다란 떨림이 멎었다. 죽었을까
무제3
가을의 하늘은 참 맑다. 간간히 떠 있는 구름이 천고마비의 계절임을 증명하듯 고도를 높인다. 사람들의 살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로는 사람들은 둥글게 웅크리게 되었다. 그들의 둥근 모습은 서로를 멀리하기 위함일까, 가까이 하기 위함일까.
무제4
물이 가득 차는 밤이 있다. 손 쓸 새도 없이 물이 넘쳐버려서. 그대로 잠겨버리는 밤.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되는 그런 밤. 심장박동 소리는 구슬프게도 운다.
무제5
개구리가 울던 논에서는 나는 울지않으리라 다짐했다. 돌아오는 길에 기차표를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그런데 정말, 개구리가 시끄럽게도 울어대는 바람에. 무더운 여름 밤의 열대야 때문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눈물이 떨어져 아스팔트를 식혀갔다. 멈출 생각 없이 흐르던 눈물은 식어가는 아스팔트와는 다르게 나를 달궜다.
무제6
흘러가는 것들은 붙잡을 수 없더라. 당신의 따뜻하고 푸르렀던 그 조각들을 잡으려 나는 많은 시간을 노력했지만, 닿지도 못하고 흐릿한 그리움만 한 없이 휘저었다. 허공에서 쓸쓸하게도 나풀거리는 나의 손이 안쓰러워, 나는 나의 손마저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