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태양이 입에 물고 있던 열기를 풀어 놓았는지 뜬금없이 대기가 끓어오르며 더워지는 날이 있다. 2주 전 쯤인가가 그랬고, 오늘도 그런단다. 이제는 날짜에 걸맞는 온도라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주위에는 겉옷을 걸치거나 긴팔, 심지어 두꺼워 보이는 티를 입은 사람들도 보인다. 나름의 체질들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더위와 함께한다. 이번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고, 얼마나 사나우려고 이르게 시동을 걸어대는지. 충남지역에 가뭄이 들었단 뉴스를 보았다. 하필이면 모가 파랗게 자라날 시기에 물이 모자르단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뙤약볕에 갈라지는 논 바닥을 보며 한숨을 쉬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가뭄이 미워지는데, 모든 아들들의 마음을 합쳐보면 가뭄은 편하게 가긴 글렀다. 오늘 밤엔 시원하게 비 맞는 악몽이라도 꾸어라. 나는 옆에서 너의 고통소리 시원하게 들으며 막걸리나 한 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