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을 시작하기 전 최근 찾아온 겹경사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뜻하지 않은 고팍스님의 보팅 덕에 Kr 대세글에도 올라가며 많은 분께 제 글이 전달될 수 있었던 점. 두 번째는, @floridasnail님의 공모전 <돈에 대한 교육, 그 경험과 지혜를 알려주세요>에서 <훗날 부모가 될 것일 터인데 - 스물부터 스물셋>으로 수상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스팀잇을 가입한지는 두 달이 되었으나, 인턴이 끝난 후 제대로 활동한 기간은 열흘 정도입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찾아 읽어주셨다니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특히 최근 몇 가지의 일들로 속상했었던 터라, 찾아온 경사에 더더욱 기쁩니다. 더욱 많은 스티미언분들과 소통하며, 꾸준히 글을 써야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영화와 삶을 이은 고찰을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그 양면성에 대하여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마주하면 매번 불편한 감정에 휩싸인다. 가장 크게 당했던 점은, 같은 동네에 살며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친하게 지냈던 단짝 친구였다. 고입 고사에서 한 문제 차이로 떨어져 집에서 50km나 떨어진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도 매번 격려해주었던 친구.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원하지 않은 대학교에 진학하자 나에게 화풀이를 했다. 그것도 순간의 분노가 아닌, "예전부터 넌 별로였다."라는 말과 함께. 이어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를 하나하나씩 꼬집기 시작했는데, 그 다음 날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열로 앓아누웠다.
두 번째 충격도,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곁을 지키며 의지할 수 있었던 친구. 앞에서는 항상 웃으며 친절하게 대했지만 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내 험담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찾아가 물어보니, 간단하게 답했다. 애들도 네 뒷담을 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열아홉의 나는, 그 충격으로 몇 달간 마음의 동굴을 만들어 그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배신은 믿던 이뿐만 아니라, 순간순간 형성된 관계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 물론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 앞에서는 인기 있고, 활기차며, 긍정적인 면을 보이고 싶겠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괜한 다툼을 일으키지 않으려 호감으로 포장하기도 할 테고. 하지만 앞에서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해놓고는 뒤에서는 싫다고 얘기하면 듣는 입장에서 곤란하다. 나는 주로 그런 이들의 얘기를 들을 때 맞장구를 쳤는데, 결국 그 과정으로 얻게 된 교훈은 그러지 않아야겠다는 것이다.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빠르게 돌아서서 나의 험담을 할 사람들이다. 그러면 홀로 남은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간 나도 맞장구를 쳤으면, 나도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인가?'라는 생각과, '저 사람이 어디 가서 내 험담을 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두 가지 생각이 가장 크다. 그러면 그때의 나로 돌아갔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어야 이렇게 후폭풍이 없을까. 아직까지는 답이 없어, 피하는 게 상책일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도 참 겉과 속이 달랐다. 내 스스로를 '열덩'(열등감 덩어리의 준말)이라 불렀을 정도로. 특히 잘 나가는 친한 친구를 만나고 난 후에는 더더욱 열등감과 자책감에 휩싸였다. 나는 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면서도, 마음속에서는 그 친구를 질투하고 시기할까. 어느 날은 자책감이 너무 심해져 어떤 분께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존감을 높이면, 질투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거야."
이후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자존감을 키우려 노력하니 어느 순간부터 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게 되었기에. 원하는 대학교에 떨어져 자존감이 낮아진 친구는, 그 분노를 나에게 표출했던 것이고. 다른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친구 역시 자존감이 낮았기에 험담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이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고, 열등감과 질투심을 줄여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