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실린 젬 벤델의 기고문, "블록체인은 역풍을 맞고 있다.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번역해 게시했다.
이 글을 읽다 보면, ‘온전한 테크놀로지(integral technology)’라는 용어가 나온다. 이것이 적절한 번역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개념을 소개하는 글 "Integral Technology in Blockchain, Cryptocurrency and Beyond – a concept note for discussion"을 대충 읽어 보면, '온전한 테크놀로지'라는 용어가 그래도 이 말에 담고자 하는 취지에 가장 근접하는 한국어 용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사고야말로 기술이 전개되는 양상, 그 속사정, 기술이 지향하는 방향, 그 기술 주변의 행위자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들을 고려하여 '기술 밖에서 기술 안의 실제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생각'이며, 기술에 대한 철학이 아닐까? 단순히 기술 밖에서의 사고를 끌어와서 되는 대로 갖다붙이는 언어와는 거리가 먼 진지한 사고라고 생각한다.
젬 벤델의 기고문 중 다음과 같은 지적은 블록체인 기술이 돌아가는 양상을 보고 마땅히 지적했어야 하는 일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기술이 움직이는 장단에 맞춰 춤만 추지 말고 이러한 견지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좀 나타났으면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경제적 정의와 동등한 기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거액을 투자한 행위자들에게만 새로운 토큰들이 돌아가게끔 하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 일인가? 대중의 손에 새로운 ‘교환의 매체(medium of exchange: 지불 수단으로서 교환의 기능을 수행하는 통화를 뜻한다─옮긴이)’를 쥐여주겠고 나서는 사람들이 발행되는 토큰의 거반이─교환에 쓰이는 게 아니라(옮긴이)─투기자들의 수중에 퇴장(hoard)되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 일인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프로젝트가 작은 나라 하나의 배출량에 맞먹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 일인가? (출처: "블록체인은 역풍을 맞고 있다.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세계경제포럼, 2018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