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재미있지 않습니까? 16세기 잉글랜드의 헨리 7세와 환어음 (짤막한 발췌)

hsalbert(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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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어음의 역사에 대해서 오래전에 어떤 책을 번역하면서 꽤나 공부를 했던 것 같은데, 다음 내용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보니 허당으로 공부했던 모양이다.

18세기에 들어 출현한 근대의 화폐제도는 근대 이전에 존재했던 두 가지의 금융 네트워크─즉 조세 권력을 기초로 한 국가의 주화 발행과 유통, 그리고 상인들 간의 신용을 기초로 한 상업계 내의 신용지권(paper credit)의 발행과 유통─가 하나로 융합되어 생겨난 것이다.

16세기까지 이 두 가지의 화폐 네트워크는 서로 의존하면서 한편으로 서로 갈등하는 관계였다. 특히 국가 측에서는 당시 상인들 사이에 유통되던 대표적인 신용지권이었던 각종 환어음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았다. 16세기 영국의 헨리 7세는 상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환어음을 유통시키고 국가가 발행한 주화의 사용을 기피한다고 보아 환어음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사실 헨리 7세의 의심은 상당히 근거가 있다. 환어음은 발행 장소와 유통 주체들의 공간적 이동 그리고 상환의 시간적 차이 등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아예 그 자체로 이윤까지 듬뿍 만들어낼 수 있는 탐나는 금융상품이었다. 그러니 허술하기 짝이 없던 당시의 조세체계를 우회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 다음 자료에서 발췌. 출처: 홍기빈 지음. 「검은 돈'은 우연적인 일화가 아니다」 다음 책의 해제. 장 지글러 지음.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2013년. 원저 1990년.)

조세 권력을 기초로 국가가 주화를 발행하고 유통시키는 '화폐 네트워크'가 있었고, 상인들이 그들끼리 신용을 기초로 주고받는 약속어음(신용지권이란 약속어음보다 폭넓은 용어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의 발행과 유통으로 작동하는 '화폐 네트워크'가 있었다. 전자가 후자를 때려잡으려고 했다. 실제로 때려잡기도 했다. ㅎㅎ

'블록체인 토큰'의 전개 방향을 가늠해 보는 데 필요한 여러 갈래의 사고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좁게는 금융 혁신의 과거 사례로만 다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역사상 어느 시대에나 '화폐로 간주되는 것(money)'이 한편으로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폐 비슷한 것들(money-like things, money-like instruments)'이 항상 새로 태어나면서 화폐 비슷한 것들이 화폐 역할을 하게 되는 과정이 금융 혁신의 큰 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MMF만 해도 그렇죠.

따지고 보면 우리가 지금은 화폐라고 당연시하는 은행 예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는 ( ... ... 줄입니다. 기억도 희미하고 책을 다시 찾아볼 시간도 없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