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센세(@stella12)의 글,
<주말 낮부터 스팀 행복회로 돌리기>를 읽고
문득 그 때의 일이 떠올랐다.
몇달 전 가상화폐가 붐이었을 때
남편과 나는 스팀이 오르면
무엇을 살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매일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가상화폐가 많이 오른다고 해도
집을 사는 것 말고는
딱히 하고 싶은 게 없긴 했다.
근데 이거 하나는
확실히 좋을 것 같았다.
'스팀이 오르면
옷가게에 가도
주눅들지 않고
옷을 살 수 있겠다'는 것.
부모님들 옷을 살 땐
가격이 비싸도 맘에만 들면 사드렸다.
나이가 들수록 잘차려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님들 옷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옷을 살때는
스쿠루지 할아버지보다도 인색해진다.
옷가게에 들어가서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가격표를 먼저 본다.
일단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비싸면
'이 옷을 몇번 입을까,
가격대비 살만한가' 등
이 옷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음에 다시 올게요'나
'다른데 더 돌고 올게요'라고
말하며 가게에서 나오곤 했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며
주눅들어 나오던 내 모습을 생각하니
가끔은 슬프기까지 했다.
'난 아직 젊으니 싼거 입어도 돼'라고
마음을 다 잡으며,
인터넷으로 싼 옷 여러벌을 구입하던
나였다.
이제는 눈치 안보고 옷가게에 가서
마음에 드는 건 가격에 상관없이
바로 사야지 생각하던
찰나..
비트가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졌다.
내 심장비트도 담담해졌다.
그래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다.
아니 다시 올라줄 거라고 믿고 싶다.
소박한 사치라도 괜찮다.
부릴수만 있어도 좋겠다.
오늘도 핸드폰을 응시하며
스팀이 마구 올라주면
차암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 책 속의 글귀
<p.1의 행복>
매일이 똑같아 지겹도록 평범한 일상과
병을 이겨내고 되찾은 평범한 일상.
밤이면 으레 찾아오는 수면과
불면의 괴로움 끝에 찾아온 수면.
늘 가깝게 얼굴을 마주하는 연인과
600km를 뛰어넘어 다시 만난 연인.
당연해서 지나쳤던 웃음소리와
잃었다 되찾은 그 미소.
전자와 후자가 같은 행복이라는 것을 안다면
오늘이 조금 힘든 하루였다 해도
털어 버리고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하루에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불행 뒤의 행복에만 감동하는 습관이 있다.
맨 첫 페이지의 행복에도
기꺼이 기뻐하자.
지나치기엔 아까운 그 행복들~
-김은주의 '1cm art’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