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첫째녀석 감기로
소아과를 가고 있는데
횡단보도를 지나가다가
수줍게 얘기한다
"엄마, 저 손들어도 돼요?"
쪼그만한 녀석이 그렇게 묻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그래 손 들고 가고싶으면 들고가도돼"
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씨~익 웃으며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첫째녀석
어린이집에서 횡단보도 건널땐
손들고 가라고 그래야 안전하다고 배웠겠지?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너무 사랑스러우면서 맘이 아파왔다
문득 책속의 글이 떠올랐다
★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2년이 되었다. 벚꽃이 너무 흐드러지게 예뻐서 그 사실을 잊기도 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의 광장에는 그 일을 지금처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일인 시위가 이어지기도 한다.
2년전, 사고가 난 후 횡단보도에 서 있는 아이를 본적이 있다. 별생각없이 길을 건너려다 아이가 차를 향해 번쩍 손을 드는걸 봤다. 아이는 저 동작을 엄마에게 배우고 유치원에서 익혔을 것이다.
저 아이는 손을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달려오는 어떤 차도
자신을 향해
돌진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을것이다.
우리는 아이하나를 어른으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교육시킨다. 아이는 씩씩하게 횡단보도를 걸어갔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아이들도 그랬을 것이다
안내방송을 듣고 자리를 지켰을것이다.
갑판위로 올라가야겠단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배운대로의 원칙을
지켰다는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속에 잠겼다.
신호등 앞에서 번쩍 손을 치켜든 아이를 바라보다가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 아이가 낳아보지도 못한 내 혈육처럼 내내 잊혀지지 않았다
인간이 겪는 가장 끔찍한 고통은 무엇일까. 평소와 다르지 않은 보통의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게되는 일일거다.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가족들 역시 그랬을 것이다. 그때 시간은 멈춰버린다.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중에서-
★
3년이 넘은 일이지만
그날의 기억이
마치 어제 오늘 있었던 일인냥
아직도 생생하다
세월호 사건은 감정이 기억했는지
그날을 생각하면 맘이 뭉클해진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시간이 많이 흘러 그들의 부모님 맘에
상처가 조금이나마 아물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