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별로인 책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잘 선택해서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주로 베스트셀러를 읽는 편인데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실패 확률이 낮다.
내가 읽었던 베스트셀러들은 재미있고 배울점도 많았다.
두 번째는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고민할 시간을 덜어줘서 좋은 것 같다.
일단 찍어서 읽으면 된다.
세 번째는 여러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보통 자기 기호에 맞는 장르의 책들만을 읽게 되는데
베스트셀러를 읽게 되면 여러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고
그만큼 다방면으로 앎이 늘어간다고 해야할까?
어려운 장르의 책을 완독하고 나면
뭔가 해낸 것 같은 뿌듯함도 든다.
그래서 읽게 된 것이 ‘언어의 온도’ 이 책이다.
사실 이 책에는 정말 좋은 내용들이 많은데..
다 담기에 부족해..간단한 내용만 소개해 볼까한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음식을 맛보며 과거를 떠울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던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呼出 한다.
공감이 가는 글귀였다.
나는 비가 오거나 그냥 먹을 것이 없으면 김치부침개를 해 먹는다.
내가 어렸을 적 아빠는 내가 먹고 싶다고만 하면
김치부침개를 많이도 부쳐주셨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항상 흐믓해하셨다.
임신을 했을 때도, 내가 눈 수술을 하고 누워있을 때에도
어김없이 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김치부침개를 해서 갖다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김치부침개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아빠가 해줬기에..아빠의 정성이 들어갔기에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언가를 계속 먹고 싶다는 건
단순히 그 음식이 먹고 싶다기 보다는
그 음식에 뿌려진 조미료 같은 추억도
함께 먹고 싶은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구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안좋은 추억이 있었다면
다시는 그 음식을 먹고싶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미안함을 의미하는 ‘sorry'는 ’아픈‘’상처‘라는 뜻을 지닌 ’sore'에서 유래했다.
그래서일까. 진심어린 사과에는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라는 뉘앙스가 스며 있는 듯 하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sorry에 그런 유래가 있는 줄은 몰랐다.
읽으며 마음을 툭 건드린 글귀라 적어본다.
상대방을 아프게 해놓고 내맘 편하자고 내 뱉은 말을
사과라고 말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본다.
어제는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몇몇 언어학자는 사람, 사랑, 삶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본류本流를 만나게 된다고 주장한다.
세 단어 모두 하나의 어원에서 파생했다는 것이다.
세 단어가 닮아서 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중략) 사람이 사랑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바다가 있다.
어떤 유형이 됐든, 깊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어떤 자세로 노를 젓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건너고 있는지
살면서 한 번쯤은 톺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번쯤은.
* 톺아보다_‘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며 찾다’라는 뜻을 지닌 우리말.
톺아보다 라는 단어가 생소하지만 너무 예뻐서 기억하고 싶어졌다.
마음을 글로 표현하다보면 적절한 단어,
더 예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런 단어 하나면 무미건조한 글도 반짝 빛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한번 이 단어를 꼭 써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다른 책들과 좀 다르게
한손에 착 잡히는 작은 사이즈가 맘에 든다.
그리고 제목 또한 마음에 들었다.
제목만 봤을 땐 하명희의 ‘사랑의 온도’처럼
사랑에도 온도가 있듯이 언어에도 온도가 있는가보다 생각했다.
단순히 ‘이런 식으로 말하면 차가움을,
이렇게 말하면 따뜻함을 주는 언어다.‘라고 이론적으로 설명을 할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언어의 따뜻함만을 보여주고 있다.
@skt1님이 말했던 한글이 주는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
읽는 동안에도 무척이나 가슴뭉클해하며 따뜻하게 읽었지만
읽은 후에도 참 여운이 남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말해! 뭐해?(태양의 후예OST)~
정말 말이 필요없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