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와 우리들의 죽음보다도
더한 냉혹하고 절실한
회상과 체험일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여러 차례의 살륙 에 복종한 생명보다도
더한 복수와 고독을 아는
고뇌와 저항일지도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 나는 허물어지는 정적 과 초연 의 도시
그 암흑 속으로 …
명상과 또 다시 오지 않을 영원한 내일로 …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유형 의 애인처럼 손잡기 위하여
이미 소멸된 청춘의 반역 을 회상하면서
회의와 불안만이 다정스러운
모멸 의 오늘을 살아 나간다.
아 최후로 성자 의 세계에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속죄 의 회화 속의 나녀 와
회상도 고뇌도 이제는 망령 에게 팔은
철없는 시인
나의 눈 감지 못한
단순한 상태의 시체 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