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연소 화폐위조범 & 고리대금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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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신랑은 그리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장남, 장녀로 자라다 보니 자립심이 강한 편입니다. 결혼할 때도 부모님 도움 하나 없이 우리 스스로 벌어놓은 자금으로 검소하게 시작을했지요. 그래서 남들 다 하는 변변한 결혼예물도 없습니다. 그냥 적당한 결혼반지 하나 나누어 끼고 시작했지만 지금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신랑과 저 둘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니까 무슨 일을 하든 아이들을 굶기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 하나로 세상을 삽니다.

우리가 그렇게 풍족하게 자라지 않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자라면서 약간은 부족함과 절실함을 느끼며 사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풍족하게 아이들을 키우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경계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부모 욕심에 과한 장난감이나 교구를 장만할 때도 있지만요. 그런 점에서 아이가 셋이 있으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세 아이 모두에게 좋은 것만 해줄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부부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한번에 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장난감 하나를 사주더라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마트에 가도 무언가를 사달라고 떼를 쓰지 않습니다. 떼를 써도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아이에게 안되는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 해 줄 때도 있는데, 아이가 무언가를 사 달라고 할때 몇번 정도,

저걸 사려면 돈이 필요한데...엄마는 돈이 없는데 어쩌지?

라고 둘러댄적이 있지요. 또 간혹 아빠가 너무 늦는다고 불평하는 아이들에게

지웅아, 시은아 아빠는 지웅이, 시은이 맛있는 거 사주시고, 장난감 사주시려고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시며 돈 벌어오시는 거야.. 그럼 아빠 일하지 말고 오시라고 할까? 그럼 지웅이, 시은이 갖고 싶은 장난감 못 사는데 그래도 괜찮아?

리고 말하는 경우가 몇번 있었지요. 그런데 어제는 할머니집에서 할머니께서 저금통에 저금 하라고 100원짜리 동전 5개씩을 아이들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할머니집에서 오자마자 우리 다섯살 첫째 아들 지웅이가 대뜸 종이 한장을 달라고 합니다. 저는 이것저것 짐정리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아이에게 종이를 한장 주고는 혼자 놀도록 했지요.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가 부르는 소리에 잠시 잊고 있었던 아이에게 관심을 돌렸더니, 아이가 대뜸 종이 조각 몇개를 가르키며 자신 있게 한마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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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돈 없으니까 내가 돈 줄께요.

하면서 자신이 만든 가짜 돈을 쥐어 줍니다. 이미 주위에는 아이가 가져다 놓은 크레파스와 가위가 널려 있었습니다. 아이가 만들어 준 돈을 세어봅니다. 100원짜리 동전 9개..

지웅아.. 900원이면 지웅이 좋아하는 과자 하나도 못 사겠다. 어쩌지?
그럼 내가 더 만들어 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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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만들어주는 틈을 타서 사진 촬영했네요~ㅎㅎ)

이러면 뭐든지 돈 만들어서 산다고 하면 곤란할 것 같아서 궁색한 변명을 찾아 아이에게 덧붙입니다.

지웅아..그런데 돈을 너무 많이 만들면 안돼.
왜요?
음...그건...우리가 너무 많이 만들면 돈을 만들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생길 수 있잖아..(순간 예상치 못한 왜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기가 힘들어 만들어 내긴 냈는데..)
그럼 우리가 빌려주면 돼죠..

아이에 말에 더 이상 답변이 힘들어서 그냥 말았는데, 이쯤하면 세계 최연소 화폐위조범에 고리대금업자 맞죠? ㅎㅎ

엄마를 위해서 돈을 만들었다는 아이의 말에 수천만원을 번것보다 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잭과 콩나무>에서 황금알을 낳는 닭을 얻어온 잭의 엄마도 이렇게 기뻤을까요?

마음만큼은 억만장자 부럽지 않은 하루였답니다. 이런 기특한 아들 부러우시죠?? 오늘도 (고슴)도치엄마의 행복한 사는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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