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변에 바람은 매섭지만
청평호반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오대골을 지나 호명리 방면으로
십여 분 달리면
쁘띠프랑스 맞은편에
리치가든이 있습니다.
일미인지라, 보통
간장게장을 먹는 곳인데, 이런
친구가 게장을 못 먹는다니... 오늘은
묵은지 갈치조림과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로 먹을만 합니다만, 오신다면
간장게장 드시길...
***
<친구>
전화를 걸어 뜬금없이
21년산 그 술을 사겠단다
까닭을 묻는 입이 무색하게도
그 술이 당겨서
그냥
공술이라 사랑건배라도 바치려니
시틋한 척 흘기다가
저도 웃고
어떤 이름을 되뇌다
과하게 잔이 오가며
허우룩 웃음기 떨구고는
술에 감겨
전신주에 부딪고
청진동 피맛골에 주저앉은 게
언제라고, 전화했기에
한 잔 하겠냐 묻자 벌써 취했다며
생각 나 그냥 걸었으니
목소리 들어 족하다는 걸
"야, 잠깐만. 금요일 한 잔 하자. 내가 할 말이 있다."
"그래? 그럼 거기서 보자. " 하고 끊는 너에게
딱히 할 말이 뭐 있겠어
보고 싶은 거지, 그냥
-저의 시집 [영등포의 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