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하나 하겠다. 여러분이 가장 한국적인 음식을 고른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다양한 답변이 나올거다. 가장 정석적인 대답인 불고기나 김치도 있을 것이고,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평양냉면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게 부질없는 논의라고 말할 것이다. 바로 815 콜라가 있기 때문이다. 815 콜라를 먹어보지 않은자. 한국을 논하지 말라! 감히 그렇게 단언한다. 진정 한국의 맛은 815 콜라가 책임진다.
무슨 소리하냐고 반발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반발 보다는 어이가 없을 것이다. 815 콜라는 나올 때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지, 지금은 거의 잊혀지고 있다. 여전히 판매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싼 맛에나 먹는 음료지, 그 이외의 가치는 없다. 게다가 무슨 유별나게 한국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도 않아보인다. 기껏해야 815라는 이름과 제조사에서 진행했던 애국마케팅 정도 일까. 그럼에도 나는 당당히 815 콜라가 가장 한국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815 콜라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당연히 그 이름대로 콜라다. 그런데, 콜라하면 떠올리는 제품은 무엇인가? 코카콜라나 펩시다. 어딜가나 다 그런 대답을 할 것이다. 여기에 과감하게 815 콜라가 도전장을 내민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815 콜라는 이들에게서 독립해 독자적인 위치를 만들려고 한다. 독립은 이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애초에 홍보도 그렇게 했다. 우리만의 콜라, 남이 만드는 콜라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서 마시는 콜라. 그 이상 참으로 담대하다!
하지만 본질은 콜라다. 이건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하게 한국만의 콜라는 만들 수 없다. 그런 이름을 달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토대는 외부의 것을 빌릴 수 밖에 없다. 815 콜라가 독립을 외치지만, 기반은 전혀 독립적이지 않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상표만 바꾼 따라하기에 불과하다. 여하튼 이런 건 흔하다. 돈까스만 보더라도 금방 알 수 있다.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니다. 그저 그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는 거다.
외부의 것을 토대로 해서 만들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와 같거나 그에 준하는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815 콜라의 맛을 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거짓말이라는 걸.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뭔가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마치 한국의 근대화 과정 같다. 외부와 똑같아 지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어느정도 외형은 갖추었지만, 내실은 떨어져서 푸념만 하게 되는 요소들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요즘은 그런 경향이 덜해졌지만, 815 콜라는 이걸 잊지 말라고 우리에게 맛으로 충고한다. ‘너희는 이렇다니깐’라고 조롱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815 콜라는 한국 그 자체다. 그 맛이 주는 감정 모두가 한국의 모든 것들을 표현한 것이다. 조롱의 맛도 헬조선 담론과 연결 지어 생각해보면, 그 깊은 맛이 주는 깨달음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표현하는 815 콜라의 맛. 이것은 현실을 느끼게 해주지만, 어떤 대안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몇 가지 가르침은 준다. 한국적인 것, 순수한 우리 것만 추구하다가는 결국 815 콜라의 길을 밟게 될 것이라고. 또한 지금 한국의 맛이 이렇게 형편 없다는 것. 그렇기에 815 콜라는 단순히 싱크대에 버려야 할 그런 음료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할 가장 한국적인, 너무나도 한국적인 그런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