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민주주의 - 그 거대한 적폐를 넘어 : (0) -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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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동시에 대한민국호도 침몰했다. 대한민국호에서 나온 썩은 기름들은 바다를 오염시켰고, 은폐되었던 사실들을 사람들 앞에 보여주었다. 이것은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누구 가릴 것 없이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다.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은 없었다. 세월호가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지금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는 무얼 해야하지?’라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의 결론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이야기해서 진부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도 그 의견들에 숟가락을 하나 얻으려고 한다.

나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것도 학교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세월호 이후 사람들은 ‘어른들이 잘못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어른들이 바꾸겠다고 했다. 가장 큰 피해자인 학생들에게는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항의하면 항상 미숙함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의견을 물리친다. 그들은 미숙함을 지적하면서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훈련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학생회장 선거 같은 걸 하면서 배우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나는 2014년 내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의 일부를 그 학교 민주주의에 대해서 분석하는 데 바쳤다. 미리 말하자면, 분석 결과는 이렇다. 학교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고 볼 수도 없고,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는 ‘성숙한’ 어른들에 의해 기능조차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도 면죄부를 줄 수 있냐면 그건 아니다. 대다수는 무력했고, 소수는 영악하게 전술을 발휘하여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고는 했다.

이런 양상들을 보면, 결국 학생들과 어른들의 민주주의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판단했다. 성숙한 어른들이든, 그렇지 않다고 규정되는 학생들이든 똑같이 구렁텅이의 민주주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자는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고, 오랜 시기동안 치열하게 싸워서 쟁취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최근 선거가 자주 무산되어 위기라는 대학 민주주의보다 더 심각하게 학생들이 관심이 없고,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최악의 정치를 하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요소를 거의 다 품고 있다. 정리하자면, 학교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가장 최악으로 달려갈 수 있는 종착점이다.

지금에서야 이런 결론을 내리지만,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 선생님의 제안으로 학생회의 공약 점검을 하고자 했다. (입시에 써먹으려고 했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다 점점 학생회의 공약 미이행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것을 구성하는 제도 자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름의 대안을 생각했다. 학교가 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성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했고, 학생부에 제출했다. 거기서 끝났다. 나는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 후에 들려오는 모교의 소식에서 학생회는 그리 바뀌지 않았다. 학교 민주주의는 개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정말 안일하게 생각했다. 쉽게 바뀔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학교 민주주의에 대한 부채감은 여전히 많이 느낀다. 지금 내가 무얼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고, 나는 2014년에 썼던 보고서를 재구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보고서의 정식 이름은 ‘성일고등학교의 학생회와 학생회장 선거 보고서 -학생 인식과 제도 개선을 중점으로-’이다. 크게 두 가지 사안에 대해서 다룬다. 모교인 성남 성일고등학교의 학생 자치제도의 전반과, 그에 대한 학생 인식, 문제점을 우선 다룬다. 다음으로는 2014년 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선거였던 39대 학생회장 선거를 개괄하고, 당해 이루어진 40대 학생회장 선거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자료출처도 위키백과를 인용하고, 설문조사도 다소 질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당시 제기한 문제점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보고서지만 재구성해서라도 공개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당시의 기조를 이어가되, 자료 등은 보충될 것이다. 또한 단순히 보고서를 다시 쓰는 정도로만 머물르지 않고, 보고서 작성 당시의 에피소드 등도 소개하여, 읽는데 지루하지 않게 나름 신경썼다.

이렇게 다시 보고서를 만들어봤자, 무슨 효과를 발휘할까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생각들이 모여서 나중에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존재하지 않으면 바꿀수도 없다. 나는 학교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생각을 세상에 다시 존재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것이 이 보고서의 목적이다. 이제 당시 작성했던 보고서의 목적 부분을 전체 인용함으로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리더십을 사람이 가진 천성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후천적으로도 충분히 습득 가능한 것이다. 그리하여 각 교육기관은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목적과 동시에 이런 면을 길러 주기 위하여 학생 자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성일고등학교의 학생 자치 실정을 3년 동안 지켜봐오면서 지나치게 형식화 되지는 않았는가, 본 취지에 맞게 시행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의문을 해소하는 동시에 성일고등학교의 학생 자치에 대한 문제점도 알아보고 대안을 제 시하여 앞으로 성일고등학교를 이끌어가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학생 자치 제도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 본 보고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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