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은행원이다.
어떤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경영자(행장)의 권한이 막강하다.
현 행장은 작년 말에 부임했는데 시작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그동안의 실적을 슥 보더니 신규고객을 지금까지 해오던 것의 5배 수준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것을 시작으로 모든 영업점을 돌며 독려(압박)하더니, 이제는 모든 직원에게 영업을 하라고 한다.
영업에 대한 압박은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힘을 합쳐 4년 전에 없앴던 관행인데, 참 안타깝게 됐다.
실적이 나쁘다 > 노동자를 쥐어짠다 > 실적이 좋아진다와 같은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 누구나.
수천명이 모인 조직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 아니 더 많이 생각해보고 이 방법이 지속가능하고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를 판단했어야 했다.
영업압박을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처음엔 가족을 팔고, 다음엔 친구를 팔고, 나아가 친척을 팔고, 그렇게 더 이상 주변에 팔 사람이 없어지면 그때서야 고객에게 판다.
이걸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영업압박 초반에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고 점점 떨어져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다시 압박을 한다.
실적이 잠깐 늘었다가 다시 떨어진다.
그럼 다시, 압박을 할 것인가?
그렇게 영원히 압박할 생각이라면 축하한다.
집에서 가족에게 압박받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을.
#2
실적압박을 했을 때 단기적으로 실적이 늘었다 다시 떨어진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활용할 전략이지 조직의 장기적인 전략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압박을 당한 직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 사용하기도 좋지 않은 하책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요즘은 기업평가도 직원들에 의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상황이므로, 더더욱 하책이다.
아마 당신이 뽑은 인재는 기업의 평점과 최근의 후기가 좋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른 조직에 들어가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기존 직원들은 힘들어하고(유능한 직원은 떠날 것이다), 기업평점은 떨어지고, 인재는 안들어온다.
기업이 나락으로 가는 삼박자, 이것이 영업압박으로 발생한 결과다.
#3
압박을 하지 않고 실적을 늘리면서 직원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음 둘 중 하나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1.고객이 스스로 들어오는 형태
2.직원들이 스스로 영업하는 형태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불편해한다.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강제로 해야하는 일을 생각해보라.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강제하지 않아야 한다.
강제하지 않고 실적을 높이는 방법?
스스로 실적을 높이게 동기부여 하거나 실적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동기부여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될 때 가장 큰 동기를 얻는다.
주의할 점은 직원들에게 이득을 줄 방법으로 목표부여 > 달성에 따른 보상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영업압박의 모습이다.
목표없이 소소한 이득을 준다거나, 목표달성 보상을 동기가 생길만큼 큰 것으로 하면 어떨까?
...그래,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어려운만큼 해결하면 큰 보상이 따를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인 실적이 높아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고객이 스스로 오게끔 하면 된다.
의외로 직원들은 고객이 많이 오는것에 불평하지 않는다. 힘들어할 뿐.
영업압박이 '왜 나한테 이런 걸 시켜' 같은 불평을 나오게 한다면 고객이 많은 건 '아 오늘 진짜 바쁘네' 정도?
고객이 스스로 오게 만들려면 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프로모션을 하거나 여러 방법이 있다.
다른 산업에선 고객이 스스로 다른 고객에게 영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잘 먹히던데.
금리우대나 카드혜택을 더 주면 스스로 영업하지 않을까?
...역시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어려운 걸 해내야 큰 보상이 따른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할 수 있으면 그것에 어떤 가치가 있겠는가?
그리고 꼭 기억하자.
직원들을 영업시킬 방법은 그들 스스로 하게하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