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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는 나비를 좋아했어.
녀석은 나비를 좋아하기만 한 게 아니라 함께 뼈다귀를 찾으러 가고 싶어 했지.
뼈다귀를 찾지 못한다 해도 함께하고 싶었던 거야.
이제 들개의 곁에는 나비가 없어.
그래도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은 남았지.
추억은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쌓일 뿐이야.
세월이 만든 게임판 위에 선다면, 결국 너는 너 자신만을 걸 수 있지.
네가 다 타버린다면 나는 너와 함께 재가 될 거야.
네가 꺼져가는 불이 된다면 나는 너와 함께 티끌이 될 거야.
네가 이제 막 태어났다면 나는 너를 사람들에게 안내할 거야.
네가 침묵한다면 나는 네 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네가 웃는다면 나는 너를 미친 듯이 웃겨줄 거야.
네가 나이를 먹는다면 나는 너와 함께 슬퍼할 거야.
네가 도망간다면 나는 너를 캄캄한 밤 뒤에 숨겨줄 거야.
네가 떠난다면 나는 여기서 널 기다릴 거야.
"안녕"이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앞으로 다시 만날 수도 없겠지.
아마 내 인생은 너와 함께할 때보다 슬프고, 허전하고, 아프고, 고요해질 거야.
언젠가 나는 가방을 메고 배에 올라타려고 해.
엄청나게 큰 배가 아니라 대나무로 만든 아주 작은 뗏목에 말이야.
온 힘을 다해 얇은 천을 펼치고, 네가 멀리서도 그 하얀 돛을 볼 수 있기를 바랄게.
어쩌면 넌 멀고 먼 우주에서 가끔 날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정말 보고 있다면, 네가 무사히 다른 곳에 도착해 즐겁게 노래하고 있다고 내게 알려줘.
그러면 나는 너를 잃은 슬픔 따위는 기억조차 못 하게 될 테니까.
-장자자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