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보내는 편지
누군가의
부모라 불리는 지금이지만
그 이전의 삶에서
나 또한
부모님의 자식이었을 뿐
부모의 삶을 살아온
경험은 없단다
예쁜 옷을
쇼핑하기 좋아했고
휴가철이 되면 아르바이트로
해외여행을 다녔었다
밀린 드라마를 보며
휴일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
새벽에는
와인 한 잔을 앞에 놓고
늦은 밤이 지나도록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단다.
넌 이런 나의 모습을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테지
잠자지 않은
너를 채근하고
식사하다 네가 남긴 밥에
끼니를 때우는
어쩌면
악착같이 보이던
모습만 기억할 테니
하지만 나의 사랑아
언젠가 네가 알던 모습이 아닌
낯선 나를 발견하다면
놀라지 않아도 된단다
나에게는 익숙한
그러나 너에게는 낯선 시간을
이제는 함께 할 준비가
되었다는 소리일테니
시간이 지나
네가 가정을 일군 후
나에게 소홀한대도
그간의 시간이
아깝지 않느냐고
누군가 희생이었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었노라고
언제나 기쁨이었다고
다시 태어나도
너의 부모로 살고 싶다고
그렇게 나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