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냉면’일 것이다. 취향대로 매콤달콤한 양념에 비벼서 후루룩 먹는 냉면과 쫄깃한 냉면에 겨자를 한방울 톡 넣은 감칠맛과 톡 쏘는 맛이 일품이기에 무더운 여름에 너도나도 찾게 되는 것이다.
최근 맛집 열풍이 떠오르고, 최근 수요미식회에서 서울의 냉면 맛집도 선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냉면을 제대로 이해하고 먹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오래전부터 ‘밀’은 중국에서 수입해야 써야 했을 정도로 매우 귀한 식재료였으므로 ‘밀’대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을 대신해서 많이 써왔다고 한다.메밀은 반죽을 해두면 찰기가 없기 때문에, 틀에서 면을 뽑으면서 번거롭고 여러명이서 달라붙어 힘들게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에 평범한 국민들에게는 귀한 음식이였다고 한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그나마 무쇠 제면기계가 발명이 되면서 함께 면의 대량생산 또한 가능해졌고, 겨울에나 얻을 수 있던 얼음 역시 냉장고의 발명으로 혜택을 입게 되면서 여름에서 인기가 잇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북지방에서 국물로 쓰이는 동치미 국물 맛을 제대로 낼 수 없는 서울에서는 식초를 이용하여 톡 쏘는 맛을 대신하게 되면서 1920년부터 1960년대까지의 대표적 음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냉면에는 크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평양냉면의 경우 면의 주재료는 메밀인데 메밀의 고유의 향은 기온이 낮은 겨울에 보다 더 즐길 수 있고, 동치미가 주재료인 무가 가장 맛있는 계절 역시 겨울이므로 평양냉면은 본디 겨울 음식인 것이다. 반면, 함흥냉면의 경우 함흥에는 없는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때 이후로 피난 온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이였던 한혜선 할머니께서 1955년 서울에서 농마국수를 팔던 가게를 오픈하게 되면서 이 국수의 이름을 ‘함흥냉면’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래되었다. 평소 여름이면 ‘물냉면 킬러’라고 불리는 어머니와 나는 모처럼 서울을 온 김에 평양냉면의 맛집을 찾아가보기러 했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사무소옆 을미대라는 옥호로 4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을 찾아가 보기러 했다.
본디 이집은 평남 안주출신의 주인분께서 어릴 때 부터 집에서 먹어 온 냉면을 생계를 위해 시작 하였으나, 2017년 현재는 가장 평양다운 맛을 내는 평을 받고 있다. 입구는 긴 줄과 달리 매우 소백한 한옥집을 유지하고 있다. 대략 30분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냉면집에 들어 갈 수 있었다.
처음 자리에 앉으면, 육향이 강하지 않고 말끔한 따뜻한 육수를 준다. 나는 본디 사골육수를 느끼하고, 기름기 때문에 거북스러워하는데 이집의 육수는 매우 고소하면서 도 맑아서 거부감이 없었다. 우리는 빈대떡과 비빔냉면 하나, 물냉면 하나를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도 보통 수육이나 빈대떡을 시키는데 빈대떡 또한 자칫하면 느끼함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집은 기름을 금방금방 신선한 것으로 쓰는지 매우 깔끔하면서도 안에 고기토핑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씹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냉면을 받았을 때, 살얼음 육수 위에 거칠어보이는 메밀면을 넣고 썰어진 오이와 한점으 커다란 배하나 계란, 그리고 실해보이는 고기가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이집 상호명과 어울리는듯한 냉면의 비주얼이였다.
처음 냉면의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나는 기타 식초나 겨자를 넣지 않은 채 국물과 면발을 먹어보았다. 누가 먹어보아도 ‘이집은 소의 사골과 사태를 우려 육수를 냈구나.’를 파악 할 수 있었고, 얼마나 육수와 메밀의 향에 신경을 쓰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꼬들한 면발의 식감이 참 재미있으면서도 심심한 평양냉면의 맛에
‘내가 여짓껏 먹었던 냉면은 조미료 맛이 였구나.
본연의 평양냉면의 맛을 연출하기 위해서 주방에서 저렇게 노력하시는 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물냉면은 11000원이라는 가격이 자칫하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양도 정말 많았고, 미각적인 면에서 자꾸 떠오르게 만드는 묘한 감칠 맛이 있어서 아깝지 않는 가격이였다.
서울 6대 냉면 맛집 중 하나인 을밀대의 본점은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47-6번지 이며, 평일 11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운영을 하고 있으니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을 느껴보고자는 분들은 꼭 먹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