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겁게 지내다가도 한번씩 제 마음이 묵직해지고 답답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그건 바로 외로움인거 같아요 이걸 깨닫게 된 건 아이의 뜻밖의 고백 덕분이고요..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온지 얼마안되어 아이는 친구 하나 없이 입학을 했습니다. 1학년이니까 잘 적응할거라고 믿었어요. 사실 너무 불안했지만 그래도 괜찮을거라고 믿고싶었어요. 아이는 학교가 재밌다했고 늘 웃으며 학교로 뛰어가서 즐겁게 다니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건 아마도 처음 가는 학교가 호기심의 대상이었어서 재미있게 다가왔었나 봅니다.
어제 있었던 어떤 일을 계기로 자기전에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도중에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저에게 털어놓았어요
엄마 다시 옛날 살던곳으로 이사가고 싶어요
유치원 친구들 너무 보고싶어요. 학교에는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요
00이는 우리반이 아닌 다른 반에도 친한 친구가 있어서 방과후 수업을 같이 가는데 부러워요
제 마음이 무너져내립니다
엄마한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엄마가 많이 도와주겠다고 엄마만 믿으라 말하고 아이를 재우고 나오면서 눈물이 뚝뚝
그동안에는 입학해서 적응하느라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다가 요즈음 아이가 친구들속에서 많이 힘들었나봐요. 아이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어느누가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 스스로 이미 친해진 아이들 틈에 들어가기가 쭈뼛쭈뼛하고 어색한가 봅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때도 있지만 유치원때 친구들만큼 관심사도 비슷하고 얘기도 통하는 그런 친구가 아직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아마도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하겠지요. 이사하느라 바뀐 환경도 저보다 아이에게 힘든 부분일테구요..
그런데 아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이 비단 아이만이 아니라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고 있는 제가 느끼는 마음과도 비슷한거 같아요. 처음에는 어리버리해서 별 생각이 없다가 갈수록 나는 여기 소속이 아닌 이방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뒤로 자꾸 밀려나는거 같아요. 낯가림이 있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제 성격때문이기도 할거예요.. 이런 저를 닮아 아이도 친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에요.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며 나의 이 복잡한 감정도 외로움이었구나 깨닫게 되니 오히려 저는 괜찮아졌어요
다만.. 이제 걱정은 아이...
내 마음처럼 아이도 힘들었을텐데 왜 진작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을까요..
우선은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제가 좀 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아이가 친구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아이가 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거라는걸 의심하지는 않아요..언제나 제가 걱정한거 이상으로 아이는 잘 해냈기에 아이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그치만 그 과정에서 아이가 상처받은 마음을 잘 치유할 수 있도록 저와 남편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이 조금 두려워요.. 혹시 조언의 말씀 해주신다면 감사히 듣고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ㅠㅠ
시간이 지나면 오늘이 그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그때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만큼 써놓고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금 내가 당장 해줄 수 있는건 어린이날이니까 열심히 함께 노는 것인거 같아 하루종일 밖에서 보내다 왔습니다. 즐거워서 깔깔깔 웃는 아이를 보니 기쁘면서도 마음이 아팠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