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 주식시장, 그리고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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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식을 조금 가지고 있습니다. 뭐, 말 그대로 조금입니다. 가상화폐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주식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자기 주식이 오르길 바라는 건 꼭 같습니다.

사실 2-3일전부터 주식시세를 유심히 봤습니다. 물론 오르기를 기대하면서 보았지만, 그보다는 주식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이틀전 밤, 방북협상단이 김정은이 비핵화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의 방북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예상밖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주식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저는 이런 시큰둥한 반응에 또 놀랐습니다. 물론 북미협상이 그리 만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가봐도 한걸음 내딛은 건 분명해 보였습니다. 오늘은 김정은이 트럼프를 초청했으며, 트럼프가 이에 응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드디어 호재로 폭발하는 모습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가요가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2가지 이유 때문에 20%가량 저평가돼 있다는 겁니다. 하나는 지배구조 리스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컨트리 리스크입니다. 누가 어떤 툴을 사용하여 분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각각 10%씩 정도 우리 시장을 할인하고 있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이중 지배구조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됐지만, 어쨌든 구속까지 됐기 때문에, 이를 본 다른 재벌회장들이 ‘이제 주식가지고 장난치다가는 다치겠구나’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자본의 속성상 완전히 사라지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삼성물산 때처럼 노골적으로 하지는 못할 겁니다.

문제는 나머지 하나,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이건 정말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 주변에서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 분들이 꽤 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현금을 모두 동원해 주식을 산다거나, 혹은 모두 현금으로 가지고 있거나 하지 않습니다. 늘 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투자합니다. 시장이 좋아 보이면 70-80%정도 주식을 사고, 평소에는 50%, 좀 안좋아 보이면 20-30% 정도로 줄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분들이 주식을 모조리 다 판 이유가 뭘까요? 금융위기가 다시 올까봐? 그래서 그런 거 아닐 겁니다. ‘이러다 무슨 일 나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이민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농담하는 분들 많았지 않습니까? 올림픽 뒤 무슨 일이 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불안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돼 있었던 겁니다.

만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당연히 그런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시장은 모두 다 아시다시피 주가수익비율(per)이 외국에 비해 많이 낮은 게 사실입니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누가 계산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전래동화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대로 그 할인폭이 10%정도라면, 지금보다 200포인트 정도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며칠 전 첫 보도가 나온 이후 현재 대략 60포인트 정도가 올랐습니다. 내일 당장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믿어 봅니다. 주식 때문이 아니라, 한반도에 더 이상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만일 북미간 대화가 큰 진전이 있다면, 올해 우리시장은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전세계 주식시장이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최소한 지금까지처럼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지난 9년간 꽤 많이 올랐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우리시장은 외국에 비해서 그동안 덜 올랐기 때문에 크게 내릴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완화된다면, 어쨌든 세계시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 같기는 합니다. 여기에 대한 저의 생각은 며칠 전에 작성한 포스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가상화폐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요즘 알트코인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분들도 힘들겠지만, 알트코인들은 정말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과의 스프레드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즐겨 읽는 몇몇 포스팅에서 스팀과 스팀달러의 하락을 염려하는 글들을 보았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림을 볼 줄도 모르고, 또 그림 보면서 투자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가상화폐는 그림 외에는 마땅히 분석할 툴이 없으니까, 억지로 그림을 보자면, 지금은 상당히 강력한 지지선 부근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챠트를 보면서 투자하시는 분들은 이럴 때 흔히 중기바닥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강력한 지지선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얘기하면, 크리티컬한 지점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