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가장 첫 번째로 자주 나오는 이야기는 역시 짝사랑인 것 같아요. 짝사랑은 모든 사랑의 시작이고 연애를 위한 준비이며 나에 대하여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그런 시기이거든요. 제가 들었던 짝사랑 이야기는 그랬어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남자애였구요.
그 아이는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때에 교회에 정말 자기 취향인 누나가 있었던 것을 보았답니다. 어떻게 자기 취향인지 알았는지는 잘 모르겠었대요. 그냥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 누나가 아무 이유 없이 좋고, 아무 이유 없이 계속 생각나더랩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날부터 그 누나와 SNS에서 친구를 맺고 그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주말에 만나 그것에 대해 또 이야기를 하고, 언제나 그 누나를 만날 주말을 기다렸다 합니다. 교회 가는 게 늘 싫었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교회 가는 게 기다려지던 때였답니다. 그 누나는 자신을 좋아하는 듯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마치 구름이 그 누나를 감싸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언제나 호감을 보이는 듯 하면서도 자신이 그 호감을 그 누나에게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할라치면 그 순간 한 발 물러나는 그런 행동을 늘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그 아이는 조바심이 났답니다. 실제로도 그랬는 지는 지금도 모르겠다만, 그 누나는 너무 이뻤었고 어쩐지 엄청 친해 보이는 형과 늘 같이 다녔었으니까요. 누나를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욕심에 그 아이는 덜컥 누나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걸요? 그 누나는 늘 같이 다니던 그 형과 사귀고 있었다는 겁니다. 누나는 그 아이를 친구로 생각했고,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호감을 표현하는 그 순간에는 빠져나갔었던 거였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그 아이는 아직까지도 그 누나에 대한 마음이 잊히지 않은 채 가슴에 남았다 하네요. 그래서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합니다. 혹시라도 그 누나의 옆자리가 비면 자신이 들어갈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듣는 내내 얘가 참 순수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짝사랑은 늘 그런 것 같아요. 언제나 그 사람 주위를 맴돌게 되고, 그 사람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모양새로 나타나나 봐요. 그렇기 때문에 짝사랑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구요. 나의 세상의 중심이 나에서 그 사람으로 옮겨가는 순간. 저는 그 순간이 바로 이 아이가 그 누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던 그 때가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은 정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요? 머릿속에 종소리 같은 게 울리지는 않았을까요? 그리고 짝사랑이 끝난 이후에도 홀로 다시 짝사랑을 시작한 이 아이의 마음,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겠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저는 이 중에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손을 들겠습니다. 사랑은 머리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할 수가 없는 불가피한 마음의 변화입니다. 그 마음이 가장 간절해지는 때가 바로 짝사랑을 할 때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을 알고서도 그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를 못하는 겁니다. 자신의 세상의 중심은 이미 그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요. 한 번 간 마음이 다시 돌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아이는 지금까지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해피엔딩이 아니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 아이의 짝사랑.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결실이 그 아이에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