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순간 자신이 사는 곳은 어느새 그 사람과 함께 살았던 곳이 되어 남는다. 그 사람과 찍은 사진들을 장식하고, 좀 있으면 그 사람이 온다는 얘기에 서둘러 밥을 차리고, 이불을 깔고 누워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그렇게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의 사랑을 나누다보면 이곳은 어느새 우리의 집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꼭 그 사람이 떠난 뒤에야 느낀다. 젖어가는 뺨으로, 발개지는 눈가로, 비어버린 손으로 다시 한 번 이별을 맞는다. 우리의 집에서,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시간들과 기억들, 향기들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