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며 내가 겪었던 일들 중 가장 큰 일은 구체적인 사건 형태가 아닌 내 마음 속에서 크게 불어닥친 태풍처럼 다가온 일이었다.
이게 바로 어른과 아이의 차이이구나 싶기도 하였고, 왠지 가슴 한 편이 씁쓸해지기도 했다. 어른은 무엇이든 간에 남의 눈치를 보고, 그 눈치에 맞춰 행동해야만 어른인가보다. 그 눈빛 하나가 뭐라고, 그 시선 하나가 뭐라고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별거다. 사람들의 말 한 마디는 나의 두 발을 묶은 오랏줄이 되었고, 사람의 따가운 시선 하나는 나를 옥죄는 틀이 되었다. 무엇이든간에 자신의 생각대로 할 수 있었던, 나의 마음이 세상의 마음이었던 어린아이는 그 좁디 좁고, 몸에도 안 맞는 틀에 맞춰져 그들의 입맛대로 재단되고 형식을 갖출 것을 강요당하며 ‘어쩌다보니’가 아닌 ‘강제로’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잔인한 일이다. 자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 맘대로 ‘나 이거 좋아해요.’라고 얘기할 수 없는 그런 부자유. 라고,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다 맘에 드는 피규어를 발견하고 ‘이거 진짜 구하기 힘든 건데, 여기선 파네요? 대단하다. 저 좀 사서 갈까요?’ 라고 얘기했더니 ‘애도 아니고, 어른이 뭐 아직도 그런 걸 좋아해?’ 라는 때 아닌 질타를 받고 마치 어린 시절의 내가 부정당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던 그때에, 이렇게, 홀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