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가 되려면 몇 가지의 기능을 가져야만 한다.
첫번째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교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어야만 한다.
사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두번째는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쌀의 가격이 얼마니, 택시비가 얼마니 하는 것들을 화폐를 통해서 비교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세번째는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화폐 자체가 재산, 즉 부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빌 게이츠가 얼마의 부, 즉 재산이 있니, 삼성 이건희 일가가 얼마의 재산이 있니 할 때 우리는 화폐로서 그 크기를 측정하는데, 이처럼 화폐는 그 자체가 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이 돈을 벌려고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할 점은 우리가 일을 해서 화폐를 만드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재산, 부)이 먼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는 자본가 아래에서 종처럼 일을 하는 것 뿐이다.
월급을 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일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돈을 만들고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중에 끊임없이 돈을 공급해주는 이유다.
이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길 빌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돈은 민간은행을 통해서 그들 은행가의 이해에 따라서 분배되며 고수익 시장이나 투기시장에 함께 투입되어 경제성장과 동시에 언제나 자산시장의 거품이 생겨나게 만든다.
이것이 또한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네번째는 지불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
화폐는 외상이나 채무 등의 최종 지불수단이 될 수 있어야만 한다는 말이다.
당좌예금이나 약속어음 등의 만기가 될 때 지급받은 통화가 바로 화폐가 되는 것이다.
화폐는 신용거래(외상거래)에 사용되는 이러한 어음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이들도 똑같이 경제활동에선 현금처럼 사용되지만 만기엔 반드시 화폐와 교환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신용공황이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화폐만의 교환에선 이러한 현상은 발생되지 않는다.
쉽게 생각해서 현금거래는 외상거래가 아니니까 외상거래에 따른 신용위험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것들이 화폐의 기능이 된다.
이런 기능들이 없다는 것은 화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이러한 부분들이 부족하고 사실상 자산으로의 특징들을 가졌다.
정부도 그래서 화폐라는 표현은 아예 안 쓴다.
한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상통화라는 표현을 쓰며 화폐 자체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언론들이 쓰는 가상화폐니 암호화폐니 하는 말도 그래서 사실 틀린 용어가 맞다.
나도 가상화폐란 말을 대부분 쓰지만 가상자산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어떤 화폐가 위에 언급한 화폐 기능을 갖는 신뢰성을 갖기 위해선 이러한 신뢰성을 주는 무엇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엔 그것이 바로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과의 태환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금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기에 이와의 태환을 보장해줌으로써 화폐에 신뢰성을 줬었다.
지금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위안을 통한 석유 선물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금과의 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도 바로 위안에 신뢰성을 주려는 것이다.
위안이 금과 태환이 가능하다면 위안은 곧 금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확실하게 화폐에 신뢰성을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동서나 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귀하게 여긴 것이 바로 그 금이기 때문에.
기축통화의 대명사가 된 미 달러가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된 것도 같은 방식에 의해서 였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서 미 달러와 금의 태환을 보장해줌으로써 미 달러를 곧 금과 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 미 달러는 국제통화로써 전 세계에 사용된 것이다.
언제라도 금과 태환이 가능했으니까.
이 체제에선 미 달러의 화폐로서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보조수단은 사실상 필요가 없었다.
오직 미국이 발행한 달러만큼 금만을 보유하면 끝났기 때문이다.
이것이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고정환율제를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 안정적인 통화체제가 깨진 것은 미국이 이를 지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에 대응해서 달러 발행은 증가했지만 금은 무역적자의 지속으로 유출되며, 금의 부족으로 더 이상 이 금태환제도( 달러금환본위제)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도 미국은 사실 금환본위제를 깨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은 미 달러와 금의 교환비율을 낮추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미 달러의 과도한 강세에 따른 무역 경쟁력도 회복됐을 것이고, 당연히 미국의 러스트벨트도 몰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평가절하가 된 미 달러로 미 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되찾았을 것이고, 그러한 절하 때문에 미국은 발행한 미 달러만큼 금과도 교환을 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정에 국제사회가 반대한다면 이 방안은 추진될 순 없었을테지만, 당시 상황은 그렇지도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아예 판을 깨버렸다.
그것이 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선언이다.
44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그로써 종말을 맞았다.
이젠 미국은 미 달러의 신뢰성을 주던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금을 잃게 된다.
당연히 미국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것이 바로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는 석유였다.
이후 의심스러운 4차 중동전쟁 (욤키푸르 전쟁)이 벌어지고 국제유가가 폭등해버린다.
사우디가 이끌던 OPEC은 석유거래에서 미 달러만을 사용할 것을 선언하며, 금이 사라진 자리에 석유를 집어넣게 된다.
그 결과 미 달러는 석유와 동급이 된다.
금을 버린 미 달러에 새로운 강력한 신뢰성을 더하게 된 것이다.
또한 미국은 금의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차단하고 SDR의 확대도 막는 등, 금과 태환이 되지 않는 미 달러의 신뢰성 유지를 위해 모든 것을 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금환본위제에서 고정환율제가 금태환 정지 이후엔 변동환율제도로 이행된 이유다.
미 달러의 신뢰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달러의 신뢰성의 유지는 이후 당연히 어려워졌다.
그래서 미국은 이를 지키기 위해 타국의 통화들과의 환율을 끊임없이 조정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환율을 시장이 아닌 실제론 미국이 결정하는 상황이 나온 이유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1985년 플라자합의와 이후 87년 루브르 합의, 그리고 95년 역플라자합의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미국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정책으로 폭락한 달러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선진중앙은행들과 통화스왑을 통한 환율 조정을 통해서 미 달러의 가치를 유지했었다.
또한 미국은 위기 이후에도 2013년 10월부터는 ECB, 영란, 일은, 캐나다, 스위스 중앙은행과 상시 통화 스와프를 운용하고 있다.
이 말은 미 달러의 신뢰성이 하락하지 않도록 이들 주요 선진중앙은행들과 상시적인 환율 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다.
플라자 합의에서 환율 조정을 위해서 사용됐던 방식이 바로 통화스와프다.
2008년 금융공황에서 연준이 한국은행과 통화 스왑을 해준 이유도 같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미 국채와 MBS를 매각하지 말도록 연준이 통화스왑을 통해서 달러를 공급해준 것이다.
이를 통해서 한국은 미 달러와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바로 환율 조정에 통화스와프를 이용한 것이다.
물론 통화스와프는 환율 조정에만 이용되진 않는다.
세부적으론 교환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달려있다.
기간이나 규모도 물론이고.
한중간에 맺은 통화스와프는 금융위기를 대비한 환율조정이 주는 아닐 것이다.
미국이 2008년 당시 스와프를 해줬던 이유는 한은이 환율폭등에 버티지 못하고 막대하게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와 MBS를 매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히려 미 경제가 더 파탄날 수 있었다.
한국뿐 아니라 당시 주요 신흥국들이 스왑의 지원을 받았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그래서 미국에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실 당시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을 포함 신흥국가들이 거의 미 국채와 MBS를 던져 미 달러 가치를 폭락시킴으로써 환율을 다시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종주국으로, 살 때는 마음대로 미 국채와 MBS를 살 수 있지만 팔 때는 마음대로 팔 수 없기에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미국은 금과 연결을 끊은 이후에 달러 가치 유지를 위해서(환율 유지)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도로 전환을 한다.
이것이 76년에 합의된 킹스턴 체제가 된다.
이전 브레튼우즈 체제와 다른 점은 미 달러가 금과 연결을 끊음으로써 달러의 신뢰성 유지가 아주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이 전쟁국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만들었다.
일국의 상황에서 화폐가 금과 교환이 되지 않더라도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
국가는 개개인이나 기업 등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그 세금을 납부하는 유일 통화로 화폐를 지정한다면 화폐의 신뢰성은 어느 정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조공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니 이런 강제가 불가능해진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미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할 이유는 사실 없는 것이다.
그것이 금과 태환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사용하도록 만들 필요가 생겨난 것이다.
미국이 OPEC을 이끄는 사우디의 사우드가와 협정을 통해 석유 거래에 미 달러만의 사용의 약속을 받고 미국은 그 사우드가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협정을 맺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가 결정 권한 )
유가 폭등에 따른 사우디의 넘쳐나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영미에 다시 저축을 하는( 영미의 국채 등에 투자함으로써 월가와 런던시티에 예금) 페트로달러의 순환도 이때 합의되며, 만들어진다. (최근 OPEC 국가들이 직접 오일 달러를 기금으로 운용하기도 한다.)
동시에 미국은 달러의 국제통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금을 지급결제가 아닌 단지 귀금속만의 가치를 갖게 만들기도 했다.
( 당시 다보스 포럼에서 합의됐다고 한다.
다보스 포럼에선 또한 금과 연결이 끊긴, 다시 말해서 불태환지폐의 시대의 경제발전 전략으로 103조 달러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통화팽창을 주문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찍어낸 돈이 계속 생산적인 부분에 투입되면 세계경제는 영원히 성장할 수 있다는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로써는 상상초월의 통화 팽창을 주문한 것이었다.
당연히 그래서 민간은행의 신용창조를 규제하던 지준율은 급격하게 낮아졌고 각종 금융규제들은 사라지거나 약해졌다.
이후 신용팽창의 추이의 그래프는 수직으로 상승하게 된다.
71년을 기점으로 말이다.
이것이 바로 통화시스템 관점에서의 신자유주의 시대다. )
이 때문에 금이 71년 금태환 정지 이전까지 미 달러와 함께 국제통화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금을 단지 귀금속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이 그래서 나온다.
물론 금은 완벽한 국제통화는 아니다.
충분한 통화량에서 먼저 문제가 많으며 교환, 보관 등엔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분명히 장점도 있었다.
과도한 통화팽창을 억제시킨 것이다.
물론 이것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미국은 금과 연결이 끊긴 달러의 국제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후 많은 일을 해야만 했다.
석유와 달러를 연결시키기 위해서 욤키푸르 전쟁을 일으킨 것 이외에도, 수많은 전쟁을 저지르게 된다.
석유가 미국의 미래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미 달러의 신뢰성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기에 미국은 자신의 하인들인 G7 국가들과 수시로 환율 조정을 통해서 달러의 가치를 유지했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정책이 플라자합의인 것이다.
그리고 그 방식이 바로 통화스와프인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2013년 10월엔 미 달러의 신뢰성 하락에 대비해 결국 5개 선진중앙은행들과 상시적인 통화 스왑체제도 만들게 된다.
이는 그만큼 미 달러의 신뢰성의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반면 중국은 화폐의 신뢰성 유지에 가장 쉽고 강력한 금에 위안화를 연결시키고 있다.
금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서 다시 국제통화의 지위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아직은 미국처럼 국제적 조정을 통해서 미 달러처럼 자국의 통화의 신뢰성을 유지할 순 없다.
브릭스라는 그들만의 체제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서 중국이 석유와 금을 동시에 연결하여 그러한 국제적 조정이 없이도 자국 화폐에 신뢰성을 주어 국제통화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금과 연결된 화폐 이상의 신뢰성을 주는 화폐는 존재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미 미국뿐 아니라 미국을 따르는 선진국들 대부분은 자국 경제의 파탄에 서로서로 통화를 남발하며 자국의 부담을 전부 타국에 전가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과도 교환이 되지 않는 이들 선진국들의 불환지폐가 국제통화로 신뢰를 유지하는 이유는 그들간엔 환율조정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연준을 중심으로 한 상시적 통화스왑으로 )
그들은 이를 통해서 화폐의 신뢰성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태는 영원히 유지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것은 돈으로 거래된다.
돈은 그리고 곧 부 (재산)다.
돈이 부라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초딩들도 아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 (자본)이다.
그래서 이 돈에 대해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물론 나도 이 돈에 대해서 정확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돈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며, 누가 돈을 만들고 분배하는지.
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내가 일을 해서 받는 돈 (월급 )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서 나에게 보수로 지급되는 것인지 등에 깊게 생각해본 사람들조차도 보기 어렵다.
물론 돈에 대해서 안다고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니 먹고 살기 힘든데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