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어른의 경우 얼굴을 포함한 머리(頭部)의 표면적이
몸 전체의 약 12퍼센트 미만을 차지하는 데 비해 유아의 경우에는
25퍼센트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머리 부위를 통해 체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생아에게 캡을 씌우는 것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관리하는 현명한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의외로 중절모 같은 모자를 쓰는 것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또는 쑥스럽게 여기는 듯싶습니다. 그래서인지 겨울바람이 쌩쌩 부는 날에도
‘맨머리’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930~1940년대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을 보면 원래 갓을 써왔던
우리네 전통때문인지 너나 할 것 없이 중절모를 쓴 중년
신사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모자 쓰기가 일반화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동네 세탁소에서 각종 의복과 함께 모자도
세탁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중절모 세탁을 어디서 하는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하는 질문이 포털 사이트에 뜰 정도입니다.
젊은층들은 야구 모자를 비롯한 ‘운동모’를 쓰고 강의실이나 식당을
스스럼없이 출입하는데, 중년층에게서는 중절모 같은 모자를
쓰는 경우가 아주 드뭅니다.
여기에는 모자를 쓰면 탈모를 촉진한다는 미신이 의외로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실은 나이가 들수록 모자를 쓰는 게 바람직한데 말입니다.
심장병 전문의들은 겨울철 외부 기온이 5°C 내려가면 심근경색증
발병률이 5퍼센트 상승한다며 겨울철 체온 관리에 유의할 것을 강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의 신경 내·외과 전문의들은 뇌출혈 예방 차원에서
‘겨울철 모자 쓰기’를 캠페인 수준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아침에 고령자들이 문밖에 있는 조간신문을 가져오려고
아무 생각 없이 잠깐 나갔다가 뇌졸중 같은 ‘큰일’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고령자들의 뇌 속에 있는 ‘체온 관리 센터’가 옥외의 찬 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심장에서 ‘먼 곳’에 있는
사지의 혈관을 비롯한 모든 혈관이 갑자기 수축됩니다.
그 결과 혈액을 한꺼번에 심장으로 보내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이 심장 쇼크(shock)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여러 임상적 관찰에 따르면, 추운 겨울철에 모자를 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몸 전체의 체온에 약 2°C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내복을 입은 것과 맞먹는 보온 효과입니다.
즉 모자가 머리 부위를 통해 생길 수 있는 탈온(脫溫) 현상을
충분히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모자를 쓰는 것이 건강관리에 좋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특히 고령자에게는 웬만한 보약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자를 쓰지 않은 ‘맨머리’는 뚜껑 없는 밥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발 밀도가 많이 떨어지는 대머리인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