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누구나 삶의 풍파쯤은 하나씩 겪어가며 살아왔고 살아가겠지만 우리 가족에게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면 서민들은 고꾸라질 수 밖에 없었던 시절, 우리 가족도 아버지와 떨어저 단칸방이라는 곳에 잠시 살았었다. 그때도 시간은 꼬박꼬박 흐르고 여지없이 생일이라는 것은 찾아왔으니.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아주 늦게 들어올 거라고 엄마와 동생들에게 그냥 일찍 자라 하고는 아침 일찍 집을 나왔다.
어릴 적부터 매년 생일 케잌과 선물을 꼬박꼬박 챙겨 받아왔으니 나름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더우기 감사한 것은 그런 온실에서 자랐음에도 언제 어디에서나 더위와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온전한 정신을 물려주신 것이다.
밤 11시쯤이나 되었을까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서는데 엄마, 여동생, 남동생이 웃는 얼굴로 맞이한다.
조그만 상 위에 날 기다리는 케잌과 함께,
세상에서 제일 좋은 케익...
접시 위에 쵸코파이 여섯 개 쌓아놓고 가장자리와 위에 조리퐁을 뿌린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케잌...
오늘 나는 생일 케잌을 하나 샀다. 고르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화려한 케잌들 중에 하나를 고르면서 옛날 그 케잌을, 아니 그들의 마음을 떠올린다.
이 먼 곳에서 사느라 아무 것도 못해주는 나를 여전히 그 때 그 마음으로 언니라고, 누나라고 믿어주고 챙겨주고 의지해주는 그들에게 감사하는 또 한번의 생일이다.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이제는 할 수 없는 엄마를 생각하며, 내 의지와 노력에 의해 이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니니 축하한다는 말보다는 이제껏 잘 살아왔노라는 칭찬과 앞으로도 잘 살아가라는 격려가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