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집트 두 번째 이자 마지막 사진을 올릴까 합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도시들 중 하나인 룩소르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들도 18년전에 찍은거라 마니 흐릿해졌네요.
물론 보관의 문제겠지만..
룩소르는 카이로에서 비행기로 55분, 차로 약 8시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그 유명한 람세스라는 파라오가 만든 도시라고 알려져있죠. 그 때는 테베라고 불렸고요.(문명하신 분이면 잘 아시리라..ㅎㅎ)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심장같은 곳이라는 얘기는 얼핏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 갈 때 필수 코스로 지정했었구요. 저는 배낭여행족이었으니 당연히 야간 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저녁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 때는 참 야간열차타고 좀 불편하게 가도 아침에 도착하면 쌩쌩했는데 말이죠.ㅎㅎ
요새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카이로에서 출발해서 룩소르 그리고 인디아나 죤스의 촬영지였던 아부심벨까지 가는 3박4일 나일강 크루즈도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기 전에 제가 아는 룩소르에 대한 지식은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가 전부였습니다.
그냥 꼭 가봐야한다는 말만 듣고 그래두 좀 알고 가자 해서 읽은게 저 소설이었거든요. 소설이 너무 재밌어서 기대 만빵 하고 갔었죠. 카이로에서 본 피라미드와 박물관은 사실 어릴 때부터 신비한 나라로 인식했던 이집트에 어울리는 광경을 보여주진 않았거든요.
오래 전 한 때 수도였던 테베는, 지금은 룩소르라는 이름으로 불려도,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고대 이집트였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주된 유적지로 가는 길 가에 떡하니 저런 유적이 있었으니까요. 좀 부셔지긴 했지만 기대를 부풀리는데 여지없이 좋은 떡밥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부터 보여 저를 달리게 만들었던 첫 번째 유적. 영화 속에 들어온거 같은 신전. 하트셉수트 장제전이라 불리는 신전입니다.(사실 오래되서 이름 찾아봤어요.ㅎㅎ) 안에 뭐가 있을 지 넘 궁긍해지지 않나요?ㅎ
한나절이라는 짧은 시간을 정하고 간거여서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게 지금은 넘 한이 되네요..
그냥 신비의 나라. 태양신을 숭배한 고대 이집트라는 말만 듣다가 직접 보게 되니 정말 입이 안 다물어지더군요.
배경지식이 없어 이게 뭔지, 뭘 나타내는지는 전혀 몰랐지만, 오랜 과거 시대의 사람이 이런 걸 만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파라오라고 불린 왕은 도대체 어떤 힘을 가진 사람이었던건지. 물론 많은 사람이 희생된 건축물이겠지만 신권과 왕권이 합쳐진 권력이라는 게 어떤 것이었는지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축물도 건축물이지만 제가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서 본 것은 이렇게 새긴 글자들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읽을 수 없지만 왜 이렇게 까지 했지? 라는 생각과 이게 어떻게 아직까지 남아있지? 라는 생각도 들고. 거의 모든 벽과 조형물에 이런 무늬같은 글자를 새겨놓았다는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참 온 동네에 빼곡히도 적어놨습니다. 근데 아름답게 보이는 건 왜일까요? 제가 글자디자인같은 걸 좋아해서 그런가요?ㅎㅎ
가장 큰 탄성을 질렀던 곳입니다. 크기와 웅장함에 압도당했던. 반지의 제왕에서 드워프의 도시라고 나오는 곳에 기둥들을 보고 여기부터 생각났었습니다. 여기서는 왜 이런 걸 만들었까라는 생각도 안 들었던 같네요..그냥 와~~~ 대박. 그리고 저 큰 기둥에도 뭔가를 다 새겨놓았다능..
저 기둥 사이를 한참을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딴 세상에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 해도 좋아서.
이런 유적지를 지나면 왕들의 계곡이라는 무덤에 가게 됩니다.
저런 조그만 언덕 같은 것을 넘어가시면(택시타도 되는데 돈이 없어서리..)예전 파라오들의 무덤들이 군데 군데 있는데 들어가시면 다른 건 없고
햇빛이 안 들어 색이 잘 살아있는 상형문자들을 보실 수 있으시죠.(사실 카메라 촬영이 안되는 곳인데..돈 주면 하게 해주겠다고 해서...한 컷 찍었습니다..죄송)
유적지가 강 동쪽, 서쪽에 나뉘어 있어서 중간에 이런 배도 탑니다. 이제는 좀 좋은 배로 바꼈겠죠?ㅎㅎ
정말 유적지가 꽤 넓어서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녔는데 다 보기도 전에 해가 져버렸습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네요. 그래서 정말 좋았던 곳으로 기차타기 전에 야경을 찍으러 다시 갔죠. 삼각대 하나만 있었더라도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많이는 찍었는데 잘나온 사진이 거의 없는...
해가 지면 저런 야경이 펼쳐집니다. 넘 오래된 사진이고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서 좀 볼품이 없네요.ㅎㅎ 전 어딜 가도 저 밑에서 쏘는 백열등 조명을 제일 좋아합니다. 특히나 유서깊은 건물이나 고풍스런 조형물에는 저만한 조명이 없더라구요.
중간에 필름이 떨어져서 왔다갔다한다고 생쇼했던 기억도 나네요. 상당히 넓은 유적지인데 그것도 모르고 한 8시간 잡고 갔던 제 무식함을 돌아오는 길 내내 후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만든 도시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 아닐까 합니다. 첫 여행이라서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뭔가 꿈이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애니매이션이나 책으로만 보다가 그 안에 들어가있는 느낌.
언젠가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네요... 그리고 꼭 그 때는 사진을 한컷 한컷 정성들여서 찍어보고 싶네요. 우선 @loki80님이 추천해주신 책부터 읽어보고 사진을 많이 찍어봐야겠죠..ㅎㅎ
마지막으로
옛날 사람들이 만든 조형물 중 제일 좋아하는 오벨리스크 사진을 올립니다. (제일 좋아한다면서 제대로 담은 사진 하나 없네요.ㅠㅠ)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뺏어간 오벨리스크도 봤었는데 절대 저 느낌은 아니더군요. 역시 역사를 담고 있는 물건은 그 나라에 있어야하나 봅니다.
예전 사진 스캔하는 과정에서 잘 안나온 거 좀 버리고 그 중에서 고르다 보니 현실감 있게 많은 사진을 올리진 못했네요. 테베라는 거대한 문명을 이런 몇 장의 사진으로 담아낸다는 거 자체가 저에겐 불가능한 일이겠죠..ㅎㅎ
이런 고대 유적이나 신화 같은 고대의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겨울에 가셔야 좀 덜 더워요..) 가서 자신만의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 오실 수 있으실거에요.ㅎㅎ
이런 문을 통과하면 새로운 이야기가 막 나올 거 같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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