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한 발명에 특허를 부여하는 것이 결국 사회적으로 유익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경제적 지식이 필요한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운 공급곡선이나 수요곡선에 대해서만 알면 되니까. 사실 나도 기본적인 것 외에는 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인공지능이 한 발명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할 것인지의 여부가 현행법의 해석상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문제라면 기존 법령에 대한 해석, 판례분석, 외국 입법례 조사 등의 방법으로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특허권은 발명의 사용에 대해 특정인에게 배타적인 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인바, 필연적으로 그 특정인을 제외한 모든 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의 침해는 「대한민국헌법」상 공공복리 등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결국 인공지능이 한 발명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할 것인지의 여부는 특허권 부여가 공공복리 등과 같은 정책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인지에 대한 논쟁과 맞닿아 있다.
특허권 부여의 효용성
인공지능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할 것인지의 여부는 기본적으로 그러한 정책이 사회적 후생을 증진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명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발명을 증대시킴으로써 산업발전을 꾀하려는 데 있다.
사회적으로 생산되는 발명의 양을 전통적인 수요,공급 곡선에 따라 분석하자면, 위 그래프에서 발명공급 곡선은 주어진 사회,경제,기술적 수준에서 발명의 양이 늘어날수록 단위 발명을 공급하기 위한 비용은 더욱 증가될 것이므로 우상향 특성을 띠게 되고, 발명 수요곡선은 주어진 사회,경제적 여건에서 발명이 증가한다고 해도 그 발명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적일 것이므로 발명의 증가에 따른 편익의 증가율은 점차 하락하게 되어 우하향 특성을 띠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명은 공공재적인 성격을 띤다. 발명은 지식자원으로서 널리 전파되면 될수록 그 효용성이 증대되고 아주 저렴한 교육비용만으로도 타인이 힘들여 이룬 발명성과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발명이라는 기술적 사상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그 복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이 애써 발명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한 발명에 편승하려는 “무임승차”의 욕구를 갖는다. 따라서 발명의 소비자는 발명에 대한 자신의 수요를 사회적으로 필요한 양보다 더 적게 표출한다. 점선으로 표시된 수요곡선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발명 수요를 나타내는 반면, 실선으로 표시된 수요곡선은 이러한 무임승차를 노려 사회적으로 필요한 양보다 적게 표출된 발명 수요를 나타낸다.
이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발명에 대해 일정한 기간을 정해서 독점적인 사용권인 특허권을 부여하게 된다면 발명으로 얻게 되는 편익은 증가하게 되므로, 발명이 필요한 사람이 타인이 한 발명에 무임승차하려는 욕구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즉 정해진 발명의 가격에 대해 더 많은 발명을 요구하게 되어 발명 수요곡선은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따라서 발명의 가격은 P1에서 P2로 상승하고 발명의 양은 Q1에서 Q2로 증가하게 된다.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이 공급자 측면에서도 발명의 공급을 늘리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발명자의 활동이 왕성해짐에 따라 발명자 간에 경쟁이 심화되어 오히려 발명의 가격이 더욱 저렴해지고(P1 → P3), 발명의 공급이 더욱 증가되어(Q1 → Q3) 사회적으로 효용이 크게 증가된다.「특허법」에서도 제1조 목적 조항에서 “이 법은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함으로써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특허권을 수단으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발명이 많이 이루어지게 하여 산업발전을 통해 국민의 후생 수준을 높이려는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편 인공지능을 발명분야에 투입하게 된다면, 발명의 공급측면에서 발명의 비용을 극도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훨씬 뛰어넘게 되는 단계에서는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도 발명이 대량으로 사회에 공급될 것이다. 이러한 슈퍼 인공지능이 가능하게 된다면, 우상향하는 발명 공급곡선의 기울기가 점점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X축에 평행하게 될 것이다. 즉 일정한 가격에 무제한으로 발명이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발명의 수요 공급 곡선에 대입하게 된다면, 특정한 가격에서 무한히 공급가능한 인공지능 공급곡선과 사회적으로 표출된 발명 수요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명의 가격과 공급량이 결정될 것이다.
이 때, 특허가 도입된다면 발명의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그래프상으로는 인공지능 공급곡선이 위로 상승하는 이동을 하게 된다.
이 경우 발명의 가격은 상승하지만, 오히려 발명의 공급량이 줄어들게 되는(Q1 → Q2) 이상한 사태가 발생한다.
분명 「특허법」 제1조에서도 선언하였듯이 국가가 특정인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은 발명자의 발명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더 많은 발명이 공급되도록 하려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 특허권의 부여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공급되는 발명의 양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특정한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대기업이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완성된 더욱 진보된 칩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고 계속해서 저사양이지만 경쟁기업과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칩을 출시하는 경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 이때에는 정책적으로 보아 특허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위 그래프에서 제시하는 논리는 도식적으로 매우 간단하므로 기계적으로 정책효과를 판단하여 특허권 부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함에 따라 정책의 정당성이나 효과성 등에 대해 서로 대립되는 의견이 나타난다. 결국 정책과정은 기계적인 합리성에 따라 정책효과를 판단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정책 쟁점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립하는 두 집단 간의 힘겨루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