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담수첩] 스티미언 발자취 따라 나선 파주 나들이. 두번째, 뭐 필요한 거 없어? 없음 말구. 있어요! 원기회복, 추어탕!
빨간 피가 흐를 것 같은 이홍렬 할머니, 임하룡 할아버지가 있는 귀곡산장 아니구요. 빨간 국물의 추어탕이 있는 당뫼산장입니다.
트립스팀으로 알게 된 곳으로의 나들이는 가족 모두가 만족할 만큼 좋았다. 파주 동쪽 아래에서의 나들이를 마치고 나서, 밥을 먹기 위해 파주 서쪽 위를 향해 나섰다. 이웃분의 테이스팀을 통해 알게 된 곳이었다.
아침 10시가 되기 전 집을 나섰다. 마장호수를 둘러보고 멀리까지 와서 한 군데만 보고 가기가 아쉬워 양주의 장욱진미술관에 들렀다가 출발하려 하니 어느새 세시가 다 되어 있었다. 혹시나 일요일에 문을 닫았을까 하여 식당으로 전화를 걸었다.
식당의 할머니가 조금은 불친절하다는 이웃분의 말이 기억났다. 역시나 까랑까랑한 할머니의 목소리, 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는 나의 말에 빨리 오셔야 겠는디?라고 하셔 금방 알았다고 하고 차에 올랐다. 출발하려는데 다시 전화를 주셨다. 통으로 드릴까, 갈아서 드릴까?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은 추어탕은 먹어본 적이 없어, 갈아서 주세요라고 말하고는 운전대를 잡았다.
뒷자리에서는 배가 고파 죽겠다는 엄마와 동생의 아우성이 들렸다. 아침도 먹지 못 한 나는 오죽하랴. 호수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지 않고, 멀리까지 가는데 가족들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도착까지 1km가 남았는데 도무지 식당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풍경들을 지나쳤다. 다른 때 같았으면 걱정이 앞섰겠지만 이웃분의 글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게끔 하는 위치 선정. 신호 대기를 하며 큰길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이 보이자 아직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맛집임을 인정하고 싶어졌다.
곶감 하나 달라고 했으면 주셨을텐데, 불친절하다는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쫄았나보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할머니가 반겨주셨다. 상냥하지는 않으셨지만, 불친절하시지도 않았다. 할아버지는 인상이 참 좋으셨다.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왔냐는 할머니의 물음에 인터넷에서 보고 찾아왔다고 둘러댔다. 왜 계속 사진을 찍느냐는 물음에는 인터넷에 다시 올리려 한다고 둘러댔다. 싫지는 않으셨는지 알아서 하셔요, 하시며 웃으셨다.
할머니댁에 놀러 온 아들 내외와 손주들로 보이는 식구들도 보였는데, 아마도 손주가 벽에 적은 것 같았다. 표현력에 속으로 박수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에 맛들려 있는 나에게는 조금은 심심했던 김치.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고추장으로 끓인 경기 남부식 어죽은 먹어본 적이 있는데 고추장으로 맛을 낸 추어탕은 처음이었다. 사진으로 마주했던 추어탕을 실제로 보고 나니 실망이 앞섰다.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맛 본 후에야 멀리 여기까지 찾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만 가져오지 않았다면 소주를 시켰을 텐데 하는 아쉬움만 들었다.
엄마와 동생도 맛있다는 감탄사를 날리고는 말없이 먹기만 했다. 배가 고파서 맛있는 건 절대 아니었다. 둘이 와도, 셋이 와도, 넷이 와도 2만원이라는 추어탕은 셋이 먹기에도 충분하고도 남았다. 멀리까지 찾아온 보람이 있구나, 가족 모두 맛있게 먹어주니 메모장에 적어두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고 싶었는데, 양이 적은 나로서는 그럴 수 없을만큼 맛도 양도 충분했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는 김장에 한창이셨다. 식당 앞 밭에서 키우셨는지 배추가 속이 꽉 차 맛있게 보였다. 강아지들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반가움을 격하게 표현했다. 나와 동생도 반가워하니 옆에 계신 할아버지가 한 마리 가져가라 하셨다. 진담인 듯 들려 서둘러 계산을 했다.
이웃분이 섰던 같은 곳에 서서 계절은 변했지만 같은 풍경을 바라보니 역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sadmt 님!!! 역시 음식을 하시는 분이라 소개해주신 것에 신뢰가 갔는데, 기대한 만큼 찾아 간 보람이 있었어요. : )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블로그에 올리는 맛집이나, 여행지에 찾아가 실망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 트립스팀 테이스팀으로 찾아간 두 곳은 대만족이었다.
맛집정보
당뫼산장
[맛담수첩] 스티미언 발자취 따라 나선 파주 나들이. 두번째, 뭐 필요한 거 없어? 없음 말구. 있어요! 원기회복, 추어탕!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