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취직을 위해 여러 회사의 면접을 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모 기업에서는 면접관으로 아주 실력 좋은 관상가를 초빙한다. 아무리 스펙이 좋고 언변에 뛰어나더라도 소요없다. 오로지 그 관상가(면접관)의 발언을 통해 입사여부가 결정된다.
정말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 우리 또래에서는 꽤 유명한 말이였고 관상학을 통해 어느정도 사람의 성격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관상학은 통계학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몇 천년동안 사람의 생김새를 보고 성격이나 행동, 성향을 분석하다보니 “이마가 넓고 반듯하며 윤기가 나면 조상의 덕을 본다던지, 코가 높고 양쪽 광대가 적당히 솟아 있으면 두루두루 복이 있다던지” 라는 통계적 정보가 축적되어 관상학이라는 학문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던 생김새만으로 성격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인 사실과 관상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 “관상”은 역사가 곧 스포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을 넘도록 영화에 빠져들도록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과 연기는 물론 스토리의 짜임 역시 훌륭한 영화였다. 게다가 관상학자 “내경”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마치 내가 역사 속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사람의 얼굴만 보아도 앞일까지 내다보는 내경은 초야에 뭍혀 관상학에만 몰두하고 있었으나 조선 최고의 기생이자 관상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연홍의 제안으로 출사표를 던지세 된다. 한양에 입성한 내경은 곧 용하게 관상을 본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게 되고 정치에 끌어들여져 과거 시험 후 신입 공무원(?)의 면접관으로 자리를 차지하더니 종국에는 왕위쟁탈전에까지 관여하게 된다.
문종의 적자인 단종을 임금으로 세워야 한다는 “김종서와 사헌부” Vs 왕위를 욕심내는 “수양대군파”의 대립으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게 되고 가족의 안위까지 고려해야하는 내경은 어느 편에 서야할지 고민이 깊어지는데...
정해진 운명을 따르는 자(내경)Vs 운명을 개척하는 자(한명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운명 결정론과 운명개척론의 대립이다. 실제로 주인공인 내경은 관상을 통해 결정된 운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추구하지만 이와 대립되는 한명회는 자신의 출생에서부터 끊임없이 운명을 개척하려고 노력한사람이였다(이 영화뿐만 아니라 역사의 기록에서도 한명회는 “배신의 상징”이 되어있으나 개인적인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앞서 언급한대로 그는 끊임없이 운명을 개척하려는 사람이였다고 생각한다).
그는 출생부터 순탄치 않았다. 칠삭동이의 몸으로 태었으며 어려서부터 건강이 썩 좋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 위해서는 학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경기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보다 나은 선택지를 선택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불안한 왕권과 세력 싸움에 기대기보다는 수영대군이라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무너져가는 왕권을 철권통치로나마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을 따르게 된다.
만약 수양대군에게 한명회가 없었다면 계유정난을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비상한 머리와 계책이 난의 성공에 성패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역사적으로 비난받고 배신의 아이콘으로 전략해버리고 말았지만 역사는 해석하기 나름아닌가?
과거 사마의를 평가할 때는 “제갈공명에 미치지 못하는 2인자, 운이 좋게 출세하게된 정치가, 조조가 이루어 놓은 위나라를 찬탈한 배신자” 등으로 비난받았다. 하지만 현재 그의 평가는 이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사마의를 재조명하고 있으며 그를 중심으로 한 책과 드라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명회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현재는 악의 축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훗날 한명회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나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search/movie?query=%EA%B4%80%EC%83%81&language=en)
별점: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