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서 성숙한다

epitt9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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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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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y

새해 들어 나태해진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며칠 전부터 잠을 줄이고 하루를 길게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습관 변경 탓이었는지 으슬으슬한게 몸살 기운이 들었다. 부산으로 내려온 날 엄마가 한껏 차려준 음식을 생각도 없이 먹었더니 급기야 위염까지 걸려 버렸다. 왠만하면 병원도 잘 가지 않는데 근육통에 탈수까지 더해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결국 링거까지 맞았다. 꼬박 하루를 굶었다. 간간히 책을 읽고 스팀잇에 기웃거리는 시간을 제외하곤 잠만 잤다. 컨디션이 조금 돌아오고 멀건 죽을 먹는데 이게 왜 이리도 맛있는지. 씹을 것도 없는 죽을 몇 번이나 오물거리며 단맛을 느꼈다. 음식이 들어가니 살 거 같다.
아프고나니 이전에 못 느낀 게 더 절실히 느껴진다. 새벽의 고요함, 고요함을 비집고 나오는 햇살, 햇살 머금은 바다, 아이들의 웃음, 가족들의 대화, 제사음식이 만들어지는 소리(먹고 싶다ㅠㅠ)......
내가 익숙하게 느꼈던 모든 것들은 존재만으로도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에 감사한다.^^

아프면서 성숙한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