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수필] 날아라 병아리

epitt9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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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딩동댕동~♪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와 함께 재빠르게 교문을 빠져 나간다. 주머니 속에서 달그락 거리는 100원짜리 동전 두 개는 급한 속내를 나타내는 듯하다. 얼른 오락실로 달려가 제일 높은 곳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미처 속도가 붙지 못한 발을 멈춰 세우고 삼삼오오 모여있는 아이들을 파고든다. 빼꼼히 고개를 들이밀어 보니 쉬지 않고 삐약거리는 샛노란 병아리들이 종이박스 안에 한 가득이다.

"우와~! 진짜 귀엽다. 아저씨, 병아리 한 마리 얼마예요?"
"200원. 모이 주머니도 하나 준다."

아저씨의 대답에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냥 오락실로 달려가 한 시간동안 신나게 게임을 할 것인가, 아니면 병아리를 한 마리 안고 집으로 갈 것인가?
'빠밤빠, 빠밤빠, 빠밤빠, 빰빠바빠~♬'
머릿 속에서 MBC 인생극장 브금이 플레이 되고 이휘재처럼 결의에 찬 표정으로 "그래, 결심했어!"를 외친다. 잠시 후, 쫄래쫄래 걸어가는 한 손에 삐약삐약 소리를 내는 비닐 봉다리가 들려 있다.

"이게 뭐꼬? 병든 병아리는 뭐할라고 가왔노?"
"내가 장닭으로 키울꺼예요! 나중에 함 보세요!"

엄마의 타박에 씩씩하게 맞받아치지만, 며칠 동안 삐약거리던 병아리는 더이상 울지 않는다. 조용한 병아리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숙연해진다. 힘 없이 등교를 한 날, 유난히 나와 같이 풀 죽은 얼굴을 한 친구들이 많다. 함께 병아리를 샀던 녀석들도 같은 고통의 시간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아주 얄밉게도, 꼭 한 놈은 제법 큰 닭이 될 때까지 키워냈다. 그리고는 우리를 마치 병아리의 간을 빼먹는 구미호 취급을 했다.
'두고봐라. 언젠가는 하늘을 나는 병아리를 키워 낼테니!'
부아가 치미는 속내를 감추고는 병아리를 데리고 올 아저씨만 애타게 기다린다.


장인어른께 부화기를 선물해 드렸는데 세 알 중에서 두 마리가 알을 깨고 나왔습니다. 토종닭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어릴 때 200원에 구입했던 병아리보다 덩치가 큰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아버님께서 가져오셨는데 이웃에 피해를 줄까봐 아쉽지만 며칠 데리고 있다가 다시 내려보낼 생각입니다. 덕분에 옛날 기억을 되살려 보았네요. 보내기 전에 실컷 보고 예뻐해 줘야겠습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참여 부분 : 수필
참여자 : epitt925@epitt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