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주 한달살이 중입니다.
그동안 3~4주 동안 지내면서 친해준 마을 어르신이 계신데요,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동안에는 공동작업장에서 일을 하시다가 쉬실 때는 마을 어귀를 돌아다니시면서 주민이든 여행객이든 이것저것 살펴주시는 분입니다.
저희는 해녀 공동작업장에 구경삼아 갔다가 인연이 시작되었는데 감사하게도 뵐 때마다 해산물이든 먹거리든 이것저것 챙겨주시더라고요.
물론 제가 붙임성이 좋아서 그런건 아니고요 저희 집 꼬마 아이가 귀엽다며 그렇게 좋아하십니다 ㅎㅎ 낯가림에 인사도 쭈삣쭈삣 제대로 안하는데도 아이만 보면 귀엽다고 좋아해주십니다. 평소 얼굴은 근엄하셔서 말 붙이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이렇게 웃으실 때면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소년 모습입니다.
오늘 아침에 올레길을 가기 위해 나서는데 어르신이 바다 쓰레기를 줍고 계시더군요.
청정제주바다지킴이라고 하시네요.
그동안 감사한 마음에 저도 올레길 가다말고 1일 청정제주바다지킴이에 동참했습니다.
그동안은 늘 해안도로를 차를 타고 다녀서 잘 못 느꼈는데 막상 쓰레기가 어디있나 찾아보니 생각 이상입니다.
자질구레한 쓰레기부터 시작해서요...
낚시꾼들이 뿌려놓고 수거안해가거나,
어선들이 표시해 놓고 뒷처리 안하는 스티로폼 부표들도 난무하고요...
신발도 나뒹구네요.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아휴 심각합니다.
이런 쓰레기들은 보통 취객들이 바다에서 놀다가 버리고 가거나 여행객들이 아무렇게나 다 버리고 가는거라고 합니다.
어르신과 바다를 돈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마대가 가득합니다.
제주 바다가 예뻐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수요가 몰려드는만큼 제주 땅 값도 올라가고 물가도 비싸집니다.
하지만 정작 돈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 이렇게 쓰레기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바닷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그저 해녀 물질이나 인근 텃밭 가꾸고 근근히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은 과연 제주가 유ㄴ스코 세계유산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요?
올레길 걸으러 나왔다가 제주의 이면을 본 것 같아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남 탓할거 있나요, 제주 머무는 동안이라도 저부터 쓰레기 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저희 딸이 커서 아이를 데리고 제주를 왔을 때, 제가 본 지금의 아름다운 제주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행지 정보
● 제주시 구좌읍 세화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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