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첫째날, 일몰을 보기위하여 다랑쉬오름으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자 얼굴과 온 몸을 강타하는 엄청난 칼바람에
오름을 올라가는게 괜찮을까, 실내로 일정을 바꿀까말까,
고민하여 오름앞을 서성이는데, 멋진 파카를 입으신 아저씨께서
“오름 안올라가요? 더 늦게가면 내려올때 캄캄해 질텐데,
자, 올라가시죠.”라며
말을 걸어오셨다.
친구와 나는 “여기 오름 안내해설사이신가?”라는 생각을 하며,
아저씨를 따라 오름을 올라갔다.
그렇게 시작된 세 명이 함께한 오름 기행은
다랑쉬오름 정상까지 계속 되었고,
아저씨는 문화해설사가 아니라, 그냥 동네 주민으로
매일 운동하러 오시는 분이란다.
뭔가 전문가 포스가 흐르셨는데, 등산하러 오신 분이였구나.:)
결과적으로 아저씨는 평범한 주민분은 아니셨다.
현재 태국에 있는 중국대학교에서 중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계시는 교수님이시란다.
한국에 계셨을때는 고향이 제주도라, 제주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셨고,
지금은 휴가차 제주에 내려오신, 문씨 가문의 제주 토박이 이셨다..
첫걸음부터 정상까지, 아저씨께서는 너무나 친절하게
오름과 다랑쉬오름이 속해있는 세화마을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셨다.
“자, 이쯤에서 주변 오름들을 한번 둘러보고가죠.
옆에 보이는 오름이 유명한 용눈이오름이에요."
(용눈이 오름 사진이 별로라,지난번 여행때 사진)
능선을 보면, 아이를 임신한 여성의 옆모습 같죠?
이번에는 우리 앞에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의 모습을 봐요.
여성의 성기를 닮았어요.
옛날에는 제주의 오름들이 여자를 상징한다고 믿었어요.
사람들은 제주에 음기가 강하다고 생각을 했고,
이 음기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남성성을 상징하는 것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게 바로 ‘돌하르방’이에요.
노골적으로 남성의 성기모양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학의 미를 좋아하잖아요.
부리부리한 왕눈방울 눈에, 큼지막한 주먹코, 꼭 다문 입술의 얼굴을 한,
재밌는 모습으로 만들어 제주 곳곳에 세워두었지요.
나: “아 그래서 돌하르방 코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라는 이야기가 있는 거군요.
어렸을때 부터 흔하게 본,돌하르방이 달라보여요.
아저씨 "그치요, 돌하르방은 제주에서는 우석목,벅수머리라고도 불러요.
지금은 독특하고 소중한 제주의 석상이지요.
돌하르방을 보면 같이 씨익하고 웃어주세요.
나: 그나저나 오름은 왜 오름이라 부러요??
제주도 말로 오름은 오름이에요?
아저씨: "나는 예전엔 ‘오르다의 명사형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게 아니더라구요. 몽골이 탐라(제주)를 100년을 치리했어요.
제주도에는 몽골언어,풍속,문화들이 많이 있고,
제주도사람들의 유전자속에는 몽골의 피가
많이 흐릅니다.
예전에 몽골에서 3개월간 살게되었는데
‘산’을 몽골어로 ‘오름’이라고 하더라구요.
조랑말이란 단어도 몽골말로 조랑이에요.
몽골의 지배를 받는동안 서러운 일들도 참 많았지만,
100년이란 시간동안 서로 물들어갔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몽골에 문화를 전수하고 있지요.
그 중하나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곳인데,
몽골에도 제주처럼 ‘올레길’이 생겼어요.
제주올레와 몽골 관광청이 협약을 맺어 이루어진 건데,
제주 올레를 몽골에 그대로 옮겨 놓은 형태에요.
제주 올레길을 걷다보면 조랑말 모양의 표지판이 있지요?
‘간세’라고 부르는데 몽골 올레길에도 똑같이 있어요.
올레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제주도 초원을 느릿느릿 걸어가는 조랑말처럼
천천히 거닐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일은 올레길을 걷는다 하셨는데
조랑말처럼 자유로이 제주를 걸어보게되겠군요.
자 이제 정상이네요.
처음부터 본 아끈다랑쉬오름이 더 잘 보이죠?
지금은 사유지가 됐어요.
예전에 우리 세화마을에 전기가 없었을때,
마을사람들이 돈이 없고,나라에서도 전기를 제공해주지 않아서
저 오름을 팔게되었지요.
아끈다랑쉬오름덕에 세화마음사람들은 전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팔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지만,
주민들에겐 고마운 오름이지요.
이렇게 한시간 가량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아저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저 추위와 싸우며 올라가는 시간이 되었을텐데,
친절한 제주 주민덕분에 올라가는길이 따뜻했다.
아저씨역시 우리와 함께 걸은덕분에
일상이 특별해졌다며 고맙다라고 하셨다.
이렇게 우연은 하나뿐인 여행이 되었다.
감사해요.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