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할머니의 제사 날이다.
내가 시집와서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는 곱고
볼에 발그레해서 참 예쁘셨다.
시골 할머니 같지 않게 단정하게
얼굴도 그을리지 않고 얼굴이 희어서 서울 분 같아 보였다.
할머니는 손주 며느리를 참 예뻐하셨고
겨울에는 우리 집에 오셔서 겨울을 나곤 하셨다.
할머니의 제삿날이다.
돌아가시고 제삿날은 빠진 적이 없다.
그날은 할머니가 생각이 나고
할머니의 모습을 떠오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신랑이랑 둘이서 제사에 다녀왔다.
아버님이 막내라 큰 집으로 제사를 지내러 다닌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식구들이 함께 같는데
우리 식구가 더 많아서 시끌시끌했다.
차례상을 차리는 동서가 고생이 많아서
제사에는 우리 부부만 다녀온다.
큰아버님과 할머니는 제사날이 같다.
모자가 만나는날이다.
같은날은 쉽지가 않은데 모자의 사랑이 애뜻 했는지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이뻐 하셨는지
같은날이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