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로 현미경을 만들어보자는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이러한 Foldscope가 얼마나 기존 현미경에 준하는 (혹은 교육의 목적으로서) 좋은 성능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잠깐 말씀드렸습니다.
구형 모양의 작은 렌즈가 삽입된다고 할지라도, 어떤 크기의 반지름을 가져야하고 얼마만큼의 굴절률을 가져야 하는지, 빛의 파장에 따라 얼마나 성능이 잘 유지되는지 등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여러 광학적 파라미터들이 중요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언급되었듯이, 우리가 가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렌즈는 특정한 초점거리 f를 가지는 매우 얇은 두께의 오목 혹은 볼록 렌즈일테지만, 사실 모든 렌즈는 크기와 두께를 가지고, 굴절률도 빛의 파장 (혹은 진동수)에 대한 함수로 주어지므로, 정확한 설계 없이는 여러 수차와 낮은 해상도 혹은 왜곡 등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앞서 종이접기로 현미경을 만들어보자는 글에서 제시된 논문을 좀 더 깊이 보기 위해서는, 여러 광학적 파라미터를 알아야하고, 이러한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논문을 읽어도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요, 색깔있는 건 예쁘다(...) 정도에 그칠 것 같아, 파라미터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우선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살펴봅시다. 모두들 잘 아실 돋보기와 근시 교정용 안경에 쓰이는 렌즈들입니다.
볼록렌즈
출처 및 저작권: CC BY-SA 3.0
오목렌즈
출처 및 저작권: CC BY-SA 3.0
아주 이상적인 렌즈의 경우인데, 각 렌즈면이 반지름 R1 혹은 R2에 해당하는 곡률을 가지고 평행한 빛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입사하는 경우 실제로 모이거나(볼록렌즈), 가상의 점으로 모이는(오목렌즈)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점거리 f는는 렌즈에 평행하게 입사하는 광선을 바탕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가장 쉽게 빛이 모이거나 빛이 모이는 것 처럼 보이는 가상의 점을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점거리를 수학적으로 구해볼 수도 있겠죠.
렌즈제작자의 공식(Lens maker's equation)이 존재합니다.
위 공식을 실제로 유도해볼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의미가 있나 살펴보면, 굴절률(n), 각 곡면의 반지름(R1, R2), 그리고 렌즈의 두께 d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다만 앞서 잠깐 말씀드렸듯 색에 따라 굴절률이 달라지므로, 색수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저작권: CC BY-SA 3.0
사실 색지움 렌즈(Achromatic lens)를 쓰면 이러한 수차를 보정하는 것이 가능한데, 논문에서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구형 렌즈가 쉽고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광학적 구조를 도입하는 대신, 최적화된 조리개 반지름, optimal aperture radius (OAR)과 최적화된 해상도(optimal resolution)에 대해서 수차를 고려합니다.
그렇다면 확대에 대한 배율은 어떻게 주어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있을 수 있겠죠. 가장 간단한 모델인데, 아마도 고등학교 과학 - 물리를 접하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Magnification
저작권: Public domain
기존 사물의 거리에 대한 실상 (혹은 허상)으로 맺히는 곳의 거리의 비율로 배율을 생각할 수 있으며, 만약 2개 이상의 렌즈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하나의 렌즈가 만들어 내는 상이 그 다음 렌즈의 사물의 위치로 간주하여 배율을 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Foldscope의 구형 렌즈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 논문을 살펴보면, 아이디어 중 하나는 Foldscope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스마트폰의 카메라 렌즈에 구형 렌즈를 붙여, 현미경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Kutay İçöz, Image Processing and Cell Phone Microscopy to Analyze the Immunomagnetic Beads on Micro-Contact Printed Gratings, Appl. Sci. 2016, 6(10), 279; doi:10.3390/app6100279
저작권: CC-BY 4.0
구형 렌즈의 경우를 비롯하여 모든 렌즈에서는 유효 초점 거리(Effective Focal Length, EFL)와 후초점거리(Back Focal Length, BFL)이 정의되는데, 유효초점거리는 렌즈의 Principal plane으로 부터 이미지까지의 광학적 거리를 뜻하고, 후초점거리의 경우, 이미지와 가장 가까운 렌즈의 끝 사이의 거리를 뜻합니다. 구형렌즈의 경우에는 BFL은 EFL에서 반지름을 뺀 값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때의 배율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출처 및 저작권: public domain
빨간색 α보다 렌즈에 의한 파란색 α가 더 큼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확대된 것입니다.
보통 광학 기기에서는 각배율을 사용하여 배율을 정합니다.
즉, 250 mm / 초점거리 가 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눈의 경우 250 mm 에서 사물을 놓아야 가장 크게 바라보면서, 눈의 초점을 편안하게 맺을 수 있는데, 이 때 눈이 가지고 있는 화각을 생각하면,
배율은 위와 같이 정해집니다. (s는 물체의 거리, 단위 mm)
이러한 상을 우리가 편안히 보면서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거리인 250mm 로 볼록 렌즈를 통해 옮기려면,
위 공식에 의해 배율(MAG)을 구할 수 있게 되고,
위와 같은 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높은 배율의 경우 근사도 성립합니다.) 이 때 Foldscope 논문에서는 초점거리에 유효초점거리(EFL)를 대입하여 배율을 구하였던 것입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구형렌즈의 반지름과 굴절률을 조절함으로써 140배 정도의 배율부터 2180배 정도의 배율까지 구현이 가능함을 이야기합니다.
다만 반지름과 굴절률은 해상도와 시야, 수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높은 배율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음번에는 이와 관련해서 다른 파라미터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