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이 따로 있는지 몰랐다.
처음 이 노래를 접한 것은 나얼이 부른 우울한 편지였다.
나얼의 정규 개인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하나인데,
대중들에게 더 잘 알려진 노래는 귀로가 아닐까 싶다.
나얼이 솔로앨범을 냈을 때, 앨범을 통째로 재생해서
듣곤 했는데, 항상 이 노래 '우울한 편지'에서 되감기
버튼을 눌렀던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ghNJ3k8_
밀었다가 당김을 반복하는 재즈의 선율과
그 위에 굵진 않지만 끊어지지 않는 팽팽한 나얼의 목소리
나얼의 목소리 그 자체가 재즈 같다.
[가사]
일부러 그랬는지 잊어 버렸는지
가장 안 깊숙히 넣어 두었다가
헤어지려고 할 때 그제서야
내게 주려고 쓴 편질 꺼냈네
나를 바라볼 때 눈물짓나요
마주친 두 눈이 눈물겹나요
그럼 아무 말도 필요 없이 서로를 믿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천천히 펴 보니
예쁜 종이 위에 써 내려간 글씨
한 줄 한 줄 또 한 줄 새기면서
나의 거짓 없는 마음을 띄웠네
그럼 아무말도 필요 없이
서로를 믿어요
어리숙하다 해도
나약하다 해도
강인하다 해도
지혜롭다 해도
그대는 아는 가요 아는 가요
내겐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
늘 그렇듯 연주와 음악의 전체적인 배경에 먼저 빠져드는 편이다.
언어를 통한 인지 처리를 하기 전에, 청각 그 자체의 감각에 집중한다.
그렇게 충분히 소화하고 나면, 가사들이 하나씩 들어온다.
길지 않은 가사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찰나의 순간을
또렷하게 적어간 글 같다.
나의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저 '우울한 편지'에는
두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도 담겨있고,
상대가 내게 보내는 애틋한 마음도 담겨져 있던게 아닐까? 상상해본다.
그런 편지를 받은 이는 그런 걱정들이 있고 염려가 되어도
내 마음을 당신이 안다면, 그저 서로를 믿자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어리숙하고, 나약하고, 혹은 강인하고, 지혜롭다 해도
그건 나와 아무 상관이 없음을,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자체가
내게 중요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듯 하다.
그냥 문득 흐릿하고, 간간히 내리는 비를 보며
이 노래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