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음대로 먹고 다 삼켜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어느 날이었다.
회사 점심시간, 사람과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밥을 먹은 다음 평소와 다름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목구멍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어려울만큼 속이 답답했고 마치 숨이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아무리 걷고 뛰고 몸을 움직여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그대로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반차를 내고 집 근처 한의원으로 향했다. 식도가 많이 상했다고 했다.
그동안 맵고 짠 음식, 몸에 안 좋다는 음식, 그리고 뜨겁고 차가움을 반복해서 식도에 선사하던 내가 떠올랐다.
그런 내 스스로에게 내 몸이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하니 섬뜩했다.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며칠 째 이어지고 밥을 먹기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방치했다간 큰일이 날거 같다는 생각에 대형병원에 예약을 잡고 검사를 진행했다.
소화기내과에서 실시한 검사는 정말 쉽지 않았다. 긴 호스를 코를 통해 목에 넣어야 했다.
그래도 이 원인 모를 답답함을 해소할 수만 있기를 바라면서 참았다.
이제 곧 그 검사의 결과를 알 수 있다. 선생님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 바로 내일이기 때문이다.
큰 걱정은 안하고 있다. 오히려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욱 답답해지는 마음이 드는 것이 싫었다.
다만 내심 두려움 반, 기대 반인 마음을 안고 자리에 앉아있으니 마음이 심란한 건 사실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자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무렇지 않게 삼킬 수 있다는 것.
세상에는 내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소확행, 아니 커다란 행복이 많다.
다만 내가 그 행복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