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동안 TEPS(텝스)라는 영어시험을 봐왔던 사람입니다. 제 기준으론 나름 점수를 많이 올리기도 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서 텝스에 관한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혹시 텝스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은 다음과 같은 주제로 5부작에 걸쳐 쓸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텝스썰] 1부 - TEPS란 어떤 영어시험인가?
[텝스썰] 2부 - New TEPS, 영어시험으로서의 미래는?
[텝스썰] 3부 - 나의 영어시험 TEPS 도전기
[텝스썰] 4부 - TEPS로 영어 익히기
[텝스썰] 5부 - 영어시험 TEPS의 문제풀이 전략
이번 글에서는 텝스란 무슨 시험인지 응시자인 제 입장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먼저 TEPS의 약자부터 살펴볼까요.
'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
얼마나 영어가 유창한지 보려는 시험으로 1999년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만든 만큼 문제 출제 방식이 정확히 수능 영어의 확장판입니다. 약간의 논리력 측정(추론 문제), 시력 및 기억력 검사(옳고 그른 문장 판단 문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시간이 굉장히 부족한 시험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확히 판단하는 능력도 요구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험에 대한 숙련과정을 거쳐야 하며, 쉽게 성적이 오르지 않는 영어시험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2018년 4월까지 시행된 텝스(이하 구텝스)는 200문항 2시간 20분 시험에 990점 만점이었으나, 다음 달인 5월부터 시행되는 텝스(이하 신텝스)는 135문항 1시간 45분 600점 만점에 듣기, 어휘/문법, 읽기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문항 수와 시험시간이 줄어들고 새 유형의 문제가 나오긴 하지만, 시험의 기본적인 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내용은 다음 글인 2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시험은 매달 주말에 1회씩 시행되며, 특정 달은 2회씩 시행되기도 합니다. 응시료는 39,000원으로 토익의 44,500원 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텝스 성적은 시험 후 약 10일 후(화요일)에 발표되며, 성적표는 1회에 한해 무료로 발급받거나 인쇄할 수 있습니다.
[시험의 난이도]
난이도를 보자면 일반적으로 토익보다 어렵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텝스 만점자가 여태껏 손에 꼽는 수가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초 만점자가 나온 2016년 기사입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29/0200000000AKR20160329162700004.HTML)
두 시험을 모두 치러본 응시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실제 체감은 구텝스에 약 100~200점을 더하면 토익과 비슷한 점수가 나온다고 합니다. 실제 공인 변환표를 봐도 텝스를 역시 더 높게 쳐줍니다. 아래의 링크에 접속하시면 각 시험의 점수 변환으로 난이도를 비교해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체감보다 낮게 변환되기 때문에 굳이 텝스를 볼 필요가... https://www.teps.or.kr/InfoBoard/ConversionTable#)
[시험의 활용]
우리나라가 만든 영어시험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선 토익과 함께 널리 인정받을 수 있는 공인영어시험이며, 텝스만 인정하는 기관도 있습니다. 당연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서울대학교는 대학원 입학 시 영어성적으로 텝스만 인정합니다. 그리고 몇몇 전문대학원 역시 토익을 인정하지 않고, 텝스를 인정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편입 시험 역시 일부 대학은 텝스만 받습니다. 또한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선발 역시 영어시험 성적으로 텝스만을 인정합니다.
이렇게 특수하게 텝스만이 요구되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난이도도 쉽고 상대적으로 점수 올리기 훨씬 쉬운 토익이 더 효용성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텝스 응시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반영하는 기관 덕분에 어쩌다 보니 고학력자만 모인 '그들만의' 시험이 되어버렸습니다. (관련 기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8/2016030800185.html) 이러한 점은 안 그래도 상대평가로 점수를 주는 텝스 시험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서울대는 현재 텝스 응시자 수를 늘리고 수익을 내기 위해 계속 실험 중입니다.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는 2016, 2017년에 난이도와 채점 방식을 바꿔보면서 응시자의 반응을 살폈는데, 이러한 채점 방식 때문에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752) 다음 달에 나올 신텝스가 텝스의 부흥에 도움이 될지 악재가 될지 기대가 되네요.
[마무리]
지금까지 텝스라는 시험이 어떤지 짧게 살펴봤는데요. 제가 오랫동안 고생해서 응시해온 입장이다 보니 다소 부정적으로 쓴 감이 있네요.. 하지만 응시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오히려 텝스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않았나 스스로 평해봅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정리해서 말해볼까요.
" 텝스는 영어 향상 그 자체를 위한 게 아니라면,
텝스만 반영하는 기관이 있는 게 아니라면,
훨씬 점수 향상하기 쉽고 활용도가 높은 토익을 놔두고 굳이 볼 필요가 없는 시험이다. "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내용을 뒤집어 본다면... 정말 영어 자체에 관심이 있다면 가치 있는 시험입니다. 저는 그래도 텝스를 통해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토익보다 응시료도 싸고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부에서는 텝스의 장단점, 신텝스, 텝스에 바라는 점, 텝스의 미래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