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 소개 글을 올리다 보니 어릴 적 영어공부를 하던 추억이 떠올라 간간히 영어와 관련된 추억이나 일상 글들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첫 글이니만큼 저와 영어의 첫 만남부터 가야죠!
때는 제가 5학년이던 90년으로 돌아가서! 제 일생에 유일하게 받았던 과외 수업으로 시작되었죠. 당시에도 지금 같은 열풍은 아니지만 공부 좀 시킨다는 집들은 초등 고학년부터 영어 수업을 시키는 게 유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주변 분들의 뽐뿌를 받으셨는지 넉넉하지도 않은 형편에 갑자기 영어 과외를 하라고 하셔서 나름 효자였던 저는 시키는 대로 시작했습니다.
아마 대학생이었던 것 같은 선생님과 난생 처음 A B C D 쓰고 읽는 연습부터 야심 차게(!) 시작했던 영어 과외는 그러나 두 달 정도만 겨우 진행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역시나 집안 형편 대비 무리했던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 사정이 안 되었을 수도 있고요. (과외비도 적고, 저희 집은 당시 수유리 수유동 꼭대기 쪽이라 지하철 -> 마을버스 타고 오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을 듯)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께 굉장히 고마운 건 당시 영어공부로는 큰 진도를 못 나갔지만 평생 언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발음기호를 가르쳐 주신 겁니다. 두 달 동안 제가 나간 진도는 알파벳 읽고 쓰기 떼고 발음기호를 외우며 영어를 읽는 방법까지 였는데, 당시 뜻도 모르는 팝송을 소리 나는 대로 외워서 흥얼거리곤 했던 제게 활자로 된 영어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신세계였습니다.
그 때부터 간판이나 자동차 이름표, 영어로 된 책 등 보이는 영어는 발음기호를 떠올리면서 닥치는 대로 읽어보려고 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각그랜저(일명 깍두기차 ^^) 차에는 GRANDEUR라고 써 있는데 왜 그랜저라고 읽을까? SONATA는 쉽게 읽히네~ 하면서 차명 읽는 게 주된 공부이지 놀이였던 거죠.
짧게 끝난 과외 덕분에 초등학교(국민학교 졸업했으면서 ㅡㅡ;) 졸업 전까지의 제 영어 생활은 이렇게 보고, 읽고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영어책 소개하다가 뜬금없이 오래된 기억을 떠올려 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
다음 글에서는 중딩이 된 후 영어와 사투(?)했던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P.S. 글 쓰며 발음기호 이미지 찾다 보니 요즘 한참 인기 있는 온라인 영어강의에서 발음기호를 강조하고 있다고 하네요. 저도 영어만이 아닌 언어공부를 위해서는 발음기호를 꼭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한 번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