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밤] 골목 안 :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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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디엘엘입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시를 여러 분께 소개하고,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시 읽는 밤' 포스팅을 시리즈로 꾸준히 연재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여러 편의 시를 읽고 나름의 사유, 혹은 사색, 감상 등 일련의 정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쉽지 않겠지만 일단은 시작해 보려고 무작정 포스팅을 해봅니다.

그래서 어떤 대문을 걸어볼까? 폴더를 뒤지다가 처음 시작이고 하니
기존의 대문 보다는 새로운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급히 휴대폰으로 만든 대문입니다.
괜찮나요? :-)

저 형태에서 배경색만 바꾸는 식으로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첫번째 시로 어떤 작품을 소개해 드릴지 무척 망설였어요.
하지만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시가 좋을 것 같아 결정했습니다.
이미 제 포스팅에서 여러 번 언급해서 제가 시인의 이름을 말씀드리면 '아아~~'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제목에서 벌써 확인하셨죠?
저와 이름이 비슷한 조은 시인의 '골목 안'입니다.

골목 안

실종된 아들의 시신을 한강에서 찾아냈다는
어머니가 가져다준
김치와 가지무침으로 밥을 먹는다
내 친구는 불행한 사람이 만든 반찬으로는
밥을 먹지 않겠단다

나는 자식이 없어서
어머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더구나 자식을 잃어보지 않아서
그 아픔의 근처에도 가볼 수가 없다

웃을 줄 모르는 그녀의 가족들이
날마다 깜깜한 그림자를 끌고
우리 집 앞을 지나간다
그들은 골목 막다른 곳에 산다

나는 대문을 잘 열어두기 때문에
그녀는 가끔 우리 집에 와 울다가 간다
오늘처럼 친구가 와 있을 때도 있지만
가족을 둘이나 잃은 독신인 친구에게도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은
멀고 낯설어 보인다

고통에 몸을 담고
가쁜 숨을 쉬며 살아온 줄 알았던 나의
솜털 하나 건드리지 않고 소멸한
슬픔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글을 옮기느라 꾹꾹 자판을 누르며, 자꾸만 고개를 드는 먹먹한 마음 또한 꾹꾹 눌러 담습니다.
시의 한 부분을 읽으며 떠오르는 이웃이 있고, 그보다 '엄마로서의 제 감정'이 앞서 나오기도 하는...
복잡한 마음으로 옮겨 적었습니다.

아...
이 감정이 좀체 사그라들 생각을 하지 않네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
날마다 깜깜한 그림자를 이끌고 골목을 걸어가는 뒷모습과 그 보다 더 새카맣게 짙어졌을 속 마음까지...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을 꽉 채워 터질 듯한데,
결국 할 수 있는 건 그저 한숨과 눈물밖에 없을 어미의 마음이 느껴져 그저 책 너머의 저도 함께 눈물 흘릴 밖에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한 것 같다고, 나보다 더 힘든 이는 없을 거라고, 종종 생각하곤 했어요.
그러나...제가 알지 못하는 슬픔, 불행, 고통, 처절함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나의 솜털 하나 건드리지 않고 소멸한
슬픔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제가 가장 커다란 슬픔의 소유자라고 홀로 감상에 빠져있을 때,
얼마나 수많은 체념이, 한숨이, 눈물이 생겨나고 사라졌을까요...

어떤 고통이든 '죽음'과 비견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주변을 돌아 볼 때인 것 같습니다.

글이 불러오는 오해가 종종 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보다 큰 긍정적인 '글의 힘'을 믿습니다.


'시 읽는 밤'에 소개된 시를 읽고 감상을 나누면 좋겠어요.
느낀 점을 나누어 주신다면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아니면...마음에 닿은 문장 한 줄..

오늘도 감사합니다!

[시 읽는 밤] 골목 안 : 조은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