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으로서의 소설가) 가소로운 스토리텔링의 가소로움(2)

dawson-kim(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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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으로서의 소설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바치는 작은 헌사
(부업으로서의 소설가) 고통스럽지 않을 정도의 용기
(부업으로서의 소설가) 취미와 밥벌이 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1)
(부업으로서의 소설가) 취미와 밥벌이 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2)
(부업으로서의 소설가) 가소로운 스토리텔링의 가소로움(1)

보고서 작성과 소설 쓰기의 간극은 의외로 멀지 않습니다.
다만, 두 글의 중요한 차이는 독자의 흥미유발을 위해
구성의 유연성을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있겠지요.

흔히 스토리텔링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구성,
이른 바 플롯(plot)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플롯은 작가의 의도대로 사건을 짜임새 있게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한 줄거리와 구별됩니다.

E.M. 포스터(Edward Morgan Forster)의 표현을 빌자면,
‘왕이 죽고, 왕비가 죽었다’가 줄거리이고,
‘왕의 죽음에 슬픔을 못 이긴 왕비도 죽었다’가 플롯이 되죠.

EM_POST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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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다음 사례를 한 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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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9일, 대한민국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299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234명의 찬성과 56명의 반대, 7명의 무효표와 2명의 기권표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보고서라면, 이 사안을 대략 이런 식으로 요약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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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전달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시도지만,
이 문장은 소설적 화법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읽는 재미가 전혀 없는 밋밋한 구성으로는
독자의 호기심을 끌어낼 수 없겠지요.
하지만, 약간의 잔기술만으로도 이 무미건조한 뉴스는
제법 흥미로운 내러티브의 힘을 얻게 됩니다.

결과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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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동일한 내용이지만,
1에서 7까지의 숫자를 재치 있게 배열함으로서
작은 이야기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이야기 구성 과정에서 투표한 전체 국회의원 수(300) 대신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의원 수(1)가 강조되었고,
애매한 기권표(2)는 의도적으로 생략되었습니다.
(아, 물론 실제 보고서를 저따위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장님의 욕설무쌍을 감내하실 용자라면 한 번 도전해봄직도...)

스토리의 힘을 만들어내는데 거창한 수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약간의 재치만 있다면, 누구나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스토리텔링을 가소롭게 여기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당신 주변에 이야깃거리가 이토록 넘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되는 경험이랄까요.

당신을 괴롭히는 무능한 상사는
괴팍한 성격의 악당으로 재탄생되고,
직장에서 겪은 아이러니는
극적인 갈등구조의 원형을 제시하게 될 겁니다.

사회인으로서의 경험이 영감을 제공한 소설은 수없이 많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종군기자의 경험을 <무기여 잘 있거라(Farewell to Arms)>에 녹여냈고,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는
선원생활을 통해 식민지 노예들의 비참한 삶을 몸소 겪고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을 집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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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John Grisham)이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타임 투 킬(A time to kill)> 같은 법정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요?
<탐정 갈릴레오(ガリレオ)>의 과학적인 트릭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공학도 출신인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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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는 작품들이죠.

눈을 크게 뜨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세요.
당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문제점,
본인이 잘 아는 분야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라면,
틀림없이 좋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 겁니다.

자, 이제 심호흡을 한 번 할 차례입니다.
당신의 스토리텔링은 이미 시작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