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채굴자들은 곧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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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는 채굴열풍이 가열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신입중의 대부분은 "3개월이면 본전 뽑는다"
하나같이 이 소리를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코인 시세가 급등한 지 두어달 되었다.
이게 얼마나 더 갈 지는 알 수 없다.
이미 채굴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은 코인이 급등하기 전에 들어와서
연 수익률 5% 남짓할 때에도 꿋꿋하게 채굴을 하던 사람들이며,
그 중에서도 큰 수익을 올린 사람들은
3년전 채굴 열풍이 중고 대란으로 이어진 후에도
비전을 가지고 계속 채굴에 매달렸던 사람들이다.

내가 볼 때는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채굴은 다시금 지옥으로 변한다.
물론 기존의 채굴자들에게는 그게 큰 일도 아니다.
싸이의 말처럼, 잠시 보너스로 왔던 두어달이 지나는 것 뿐이다.

하지만 탐욕에 눈이 멀어 빚을 내 진입한 사람들에게는
공포에 눈이 멀어 채굴기를 중고로 내다파는 지옥이 시작이 된다.

그 둘은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
기존의 채굴자들은 시세가 다시 떨어지고, 그래서 전기세 정도만 나오거나,
심지어 전기세마저 나오지 않더라도 별로 괘념치 않고 계속 캘 것이다.
전에도 그랬듯, 그들은 미래의 비전을 보고 캐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 중에 3개월이면 본전 뽑는다더라고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르다.
운 좋게 물량을 구해서 진입을 한 사람들에게는 한달 정도는
정말 꿀을 빠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장밋빛 미래를 꿈꿀 것이다.

그런데 코인 시세가 하락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캐는건 더 안 캐진다.
난이도는 오르고, 캐지는건 줄어드는데도 시세는 더 줄어든다.
이런 사태가 한달이 지속이 되면 이제 중고가 쏟아지게 되는 거다.

기준이 다르다.
원래는 연수익 5% 보고 시작하는 것이 채굴이다.
그런데 3개월이면 본전 뽑을 생각으로 시작을 하게 되면
그러한 가격 하락을 견딜 수 없다.
반토막만 나도 안절부절하고 온갖 공포가 밀려들게 된다.
그들에게는 다음달 내야 될 공장 임대료와 전기세 걱정에
잠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고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35만원 주고 산 그래픽카드가 반값도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패닉셀이 일어나게 되고 그렇게 시장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사태를 막을 방법은 있다.

  1. 캔 코인을 바로바로 팔지 않는다.
  2. 시세가 떨어져도 채굴을 계속하며 중고로 처분하지 않는다.

그렇게 3년을 다시 견디면 또 좋은 날이 한두달 올 것이다.
그리고 그 한두달이 지난 3년을 모두 보상하게 된다.

하지만 3년간 기다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임대계약은 1,2년일 것이며 그리 많지도 않은 전기세마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준이 너무 높았기에,
3개월이면 본전 다 뽑을 줄 알았기에
1달간 꿈에 젖어 살다가
2달째에 악몽이 시작되고
3달째에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의 광풍이 어떻게 끝날 것이라고 확신을 하지는 못한다.
3년전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3개월에 본전 뽑겠다면서 낙관적인 시선만으로 진입한 채굴자가 많다면
그 끝은 3년 전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오만한 채굴자들은 곧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지도 모른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