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드러운 이야기를 하겠다.
반쯤 익은 여드름은 처치가 곤란하다. 짜버리자니 아프기만 드럽게 아프고 나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방치하자니 자꾸 신경 쓰인다. 분명 언젠가는 터질텐데 왜 저리 더디게 자리잡아서 가렵고 아프게 만들고 보기 흉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투기 거품은 어쩌면 자본주의의 여드름인지도 모른다. 반쯤 익은 여드름과 너무나 닮았다. 안 생겼으면 좋겠는데, 얼굴 곳곳에 매번 생긴다. 조금 생길 때도 있지만 많이 생길 때도 있다. 작은 놈도 있지만 화산 분화구를 닮은 큰 놈도 있다.
억지로 짜려니 아프고 나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방치하자니 그 끝의 비참함이 눈에 보인다. 빨리 해결하고 싶으나 기다려야 하고, 기다리는 동안은 짜증이 난다.
현실에서는 그나마 빠른 해결을 위해 약도 발로보고 병원에 가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놈의 경제에서는 아직까지 약이 없다. 방치하자니 나빠지고, 해결하자니 더 빨리 나빠진다. 그 끝은 결국 터지는 건데, 막을 수도 없는 놈을, 그렇다고 방치하자니 욕만 먹게 된다. 그래도 정부랍시고 안정을 위하고자 막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는데, 그러한 시도는 상황을 더욱 더 나쁘게만 만들 뿐이다.
역대 모든 정권이 그랬다. 잡으려고 할수록 상황만 나빠진다. 방치하면 더 빨리 나빠진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나빠지다가, 결국 터진다. 국민들은 고통 받고 정권은 위협받는다. 매번 반복된 레퍼토리다.
우리나라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외국도 그런다. 전 세계가 그런다. 모든 시대에 그랬다. 그냥, 그게 그런 거다.
튤립도, 외환도, 바다이야기도, 서브프라임모기지도, 코인도 다 그렇다. 모두 여드름이다. 반쯤 익은 여드름이다. 언젠가는 터진다. 지금은 아니다. 억지로 짜면 아프기만 하다.
그냥 잘 익기만 바라자. 그래서 톡 건들면 쭉 나오는... 그 날이 오기만 기다리자. 약은 짜낸 다음에 발라도 된다. 흉터가 남지 않는다면 더 좋겠다.
ps
분에 넘치는 보상이 계속 들어올까봐 거절을 겁니다.
분에 넘치게 보상이 들어오면 저로서는 꽤 통 큰 이벤트를 한 번 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