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관련한 무거운 이야기는 이제는 가급적 쓰고 싶지 않았다. 부담도 되고 신물이 난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내려 할수록 더욱 더 또렷해지는 통에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스팀잇에 대한 논쟁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백서랍시고 던져 놓은 게 마치 경전하고 비슷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그 성스러운 내용을 말한 사람은 이미 한참 옛날에 죽어 없어지고, 그 제자들이랍시고 각기 자기 주관대로 쓴 경전을, 또 다시 후대 사람들이 지 멋대로 해석해서는, 요즘 세상에는 아예 자기가 하나님이고 자기가 예수님이고 자기가 미륵부처고 자기가 구세주라는 사이비가 전 세계적로는 10만개 이상, 한국만 해도 굵직한 사이비종교가 400여개에 이른다. (그 중 몇 개는 벌써 스팀잇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다.)
차라리 코드였다면 이해하기 편했을 텐데, 무슨 통속의 게니 뭐니 하는 이상한 비유를 하는 통에 그 해석이 제각각이다. 헌법마저도 그 해석에 대해서 따로 두꺼운 해설서가 나오는 마당임에도, 불과 몇 페이지 안 되는 스팀 백서에 대해서 각기 정 반대로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는 현 상황인데, 그걸 그냥 흐뭇하게 구경하는 개발자는 자신이 마치 창조신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을까? (아차, 그러고 보니 개발자는 이미 스팀잇을 떠난 지 한참 됐다. 그리고 나머지 창업자들은 이미 평생 놀고먹어도 될 돈을 가지고 있을 테니 스팀잇이 망하든 말든 웃음이 사라질 이유는 없는 걸까?)
스팀잇에 대한 논쟁의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스팀잇은 그저 스팀시스템의 부산물일 뿐이다. 스팀의 핵심은 다른 PoS (Proof of Stake : 가진 코인의 지분에 따라 새로 채굴되는 코인을 분배함. 가진 자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더 갖게 되는 원리) 코인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거기에 그저 스팀잇은 곁가지로 올려놓은 SNS시스템일 뿐으로, 스팀이 지닌 여러 기능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PoS로서 가진 양에 비례하여 분배를 받는 게 당연하고, 블로그에 보상을 나눠주는 것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셀프보팅으로 최대한의 PoS 보상을 가져가는 것이 기본이어야 하고,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스파보유자들이 보팅 찍어주는 것에 굽실거려라 <- ※ 모 유저의 주장
2.스팀잇은 PoB(Proof of Brain : 가치 있는 생각에 코인을 분배함) 를 표방한다. 스팀잇은 단순한 PoS코인이 아니며, 그 핵심 역시 단순한 코인 지불 시스템이 아니라 PoB를 통한 가치있는 생각, 그런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재의 채굴에 있다. 스팀잇이 지향하는 바는 단순한 돈벌이를 뛰어 넘어서, 생각의 가치를 발굴하는 것에 있다. 오히려 PoS는 그러한 생각의 가치를 추구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POS로만 간주하는 것은 어뷰징에 해당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몇 가지 반문으로 답은 명쾌해진다.
다른 수많은 PoS 코인도 많은데 왜 하필 PoB 를 표방하는 스팀잇에서 하는가?
이 반문에 대한 답도 또한 간단히 내릴 수 있다.
스팀잇이 다른 PoS에 비해 수익률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이 수익률이라는 것을 잘 생각해야 한다. 단순하게 코인에서 코인이 생기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거래소 시세를 말하는 거다. 스팀잇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하락장에도 선방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단기간에 200%의 상승을 하기도 했다. 죽어라 셀프보팅 어뷰징 해서 일년 동안 가진 코인을 30% 늘리는 것과 비교해보라. 이 얼마나 굉장한 수익률인가? 다른 코인도 다 같이 올랐다고? 아니다. 스팀이라 오른 거다. 그 다 오른 기간에 안 오른 코인은 더 많다.
단순한 스팀잇의 PoS적인 면이라면 다른 비슷한 성능의 것들도 많다. 그렇다면 왜 하필 스팀잇인가? 스팀잇을 고평가하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는가? 단순히 PoS 코인으로서의 기능만 강조되었는가?
아니다. 아닐 것이다. 분명히 아닐 것이다. 어뷰징으로 비난받는다고, 스팀잇 더러워서 떠난다던 사람이 다음날 다시 복귀하고, 다중계정 파고, 파워 다운한다고 해 놓고는 슬그머니 다시 파워업하고, 사회적 약자 여럿을 자기 머리속에서 창조하고...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순한 PoS코인이라면 다른 수 많은 코인들이 즐비함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팀잇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가 막히게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며, 그 돈 냄새의 근원에는 PoB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스팀잇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들은 스팀잇에 목을 맬 필요도 없고, 그렇게 욕을 먹고도 비굴하게 뻔히 걸릴 다중계정으로 곧장 복귀해서 욕을 먹든 말든 계속 어뷰징을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제목은 거창하게 써 넣고, 글을 쓰다 보니 흥분해서 조금은 격한 문장을 쏟아내고 말았다. 다시 좀 고상한 내용을 풀어보자.
이 우주는 매우 크고 넓다. 칼 세이건이 말한 것처럼 우주에서 보면 이 지구는 멀리 나갈 것도 없이 고장 목성 정도까지만 가도 점 하나에 불과하게 된다. 그 점 하나에서 우리는 웃고 울고 죽이고 살리고 그렇게 수천년을 살아왔다.
우주의 물리적 관점에서 지구는 매우 하찮은 무한한 행성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하물며 거기에 있는 70억 인간들을 한데 돌돌 뭉쳐봤자 위성으로 봐도 관찰조차 안 될 하찮은 존재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관을 가지고 있고 인간의 가치를 높게 치며, 우리가 느끼는 사상과 가치 감정 생각들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저 어뷰징을 하는 존재들조차 그 목적은 인간으로서의 행복에 있을 것이다.
어뷰저들이 원하는 대로 스팀잇을 단순한 기계적 작용으로만 생각한다면 스팀의 가격이 이렇게 높을 수는 없다. 널리고 널린 수많은 마노코인들하고 비슷해야 한다. 물론 PoS중에는 몹시 높은 가격의 것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채굴업자들과 채굴기와 얽힌 산업에서 초기에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스팀이 다른 PoS 들과 다른 경쟁력을 갖는 것은, 마찬가지로 차별성, 즉 스팀잇이라는 PoB에 있다. 당장 어뷰저들 조차 스팀잇에 유저가 줄어들고 PoS로 코인만 받아먹는 사람만 남아서, 그래서 스팀잇에 펀딩과 보팅봇만 난무하게 되면, 그 때 가장 먼저 떠나게 될 사람들은 바로 자신들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예전에 그런 글을 적은 것이다. 어뷰저는 기생충이라고. 공존하는 게 아니라 PoB에 매진하는 사람들에 들러붙어서 최대한 빨아먹는 기생충들이라고.
최대한 중용의 관점에서, 최대한 관용적으로 그들을 수용하려 해도,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 답은 명확해지기에 이런 논쟁에 대해서 무시하고 싶지만 무시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설명해도 어뷰저들에게는 말이 안 통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알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스팀잇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지구상에서 물리적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재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쓸려나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슬퍼하고 위로하며 극복해 나간다.
스팀잇을 PoS로만 생각한다면 이곳은 너무나 차가운 곳이다. 펀딩과 보팅봇만 난무할 것인데, 아마 그 전에 스팀 가격 자체가 꼴아 박으며 어뷰저들이 먼저 떠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면, 여전히 스팀잇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PoB로서 스팀잇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그런 가치가 남아 있는 한 어뷰저들은 죽을 때까지 그들에게 기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슬프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생태계라는 생각에 다시금 조금은 우울해진다. 그래도 여전히 이 곳에는 사람들이 남아 있을 것이고 PoB의 멋진 성장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스팀을 믿는 이유이며, 작년보다는 지금의 스팀 가격이 높은 이유이고, 내년에는 더 높을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이다.